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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도 넘은 사법부 공격, 자멸로 가는 문이 될 것 최재형(前 국회의원) 페이스북  |  2025-09-18
여권의 사법부와 대법원장에 대한 공격이 상식의 궤를 한참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대법원장을 공격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재명 (당시)후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고등법원 판결을 자신들의 기대보다 빨리, 그리고 자신들의 기대에 어긋나게 파기환송하였다는 것에 대한 보복 심리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하급심 판결을 바로잡는 것은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입니다. 대법원이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법부가 정치적으로 너무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
  민감한 시기에 판결함으로써 지나친 정치적 공격을 받아 사법부의 독립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넘어, 판결했다는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고등법원 판결을 통해 얻을 수 있었을 부당한 정치적 이익을 상실한 데 대한 불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들이 공격하는 둘째 이유는, 재판부가 재판을 지연시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할지도 모르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하지도 않고 장기간 처박아 놓았던 조국이나 윤미향 사건 재판부와는 달리, 윤석열 사건 재판부는 주 3회 재판을 진행하며 현재까지 60여 회 재판기일을 열었고 쌍방이 협조한다면 12월 말쯤 심리를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재판이 장기화되는 것은 재판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특검이나 피고인 측에서 많은 증거를 제출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특검과 피고인 측에 대해 재판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여권은 재판을 지연한다는 구실로 법원을 공격하지만, 어쩌면 내심 윤석열 사건의 재판이 다음 지방선거까지 계속되어 내란 프레임으로 편하게 지방선거를 치르고, 그에 더하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되어 불구속재판을 받으며 외부에 불필요한 메시지를 내면서 보수 세력을 다시 분열시키는 것을 더 바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사법부를 공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등의 내란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오거나, 미루어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5개 재판이 재개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조급함에서일 것입니다.
  
  대통령은 내란특별재판부가 무슨 위헌이냐고 하면서, 헌법상 권력에도 서열이 있으니 사법부는 선출된 권력인 입법부나 대통령이 대표하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정치권의 눈치를 보라는 말입니다. 국민의 뜻, 국민의 주권은 정치적 정당성을 가지는 명제이지만 그 내용이나 실체가 추상적이어서 독재권력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로 가장 흔하게 오, 남용하는 개념입니다.
  
  입헌국가에서 국민의 뜻, 국민주권을 객관화한 기준이 헌법입니다. 내란특별재판부가 무슨 위헌이냐라는 대통령의 위험하고도 가벼운 헌법의식에 대해서는 여러 차레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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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의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한 공격은 더 노골적입니다. 당대표, 법사위원장 할 것 없이 대법원장에 대해 대놓고 사퇴하라고 합니다. 급기야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 대법원장이 한덕수 총리, 김건희 여사 모친의 측근 등을 만나 이재명 공직선거법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제보가 있다는 무책임한 말로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흠집을 냅니다.
  
  대법원이 이를 부인하자 여당 대변인이 ‘침묵하던 대법원장이 개인 일에는 이렇게 쉽게 입을 여는 것이냐, 사법부에 대한 조금의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하여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 데 이르면 그 오만함과 뻔뻔함에 말문이 막힙니다.
  
  조국 위원장은 ‘조희대 없는 대법원, 지귀연 없는 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조국다운 오만함이 묻어나는 선동입니다. 그보다는 스스로 ‘조국 없는 공정한 사회, 조국 없어 평범한 가재 붕어 개구리도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쉽고, 더 많은 국민의 환호를 받을 것입니다.
  
  입법권력에 이어 대통령 권력까지 장악한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이 그 넘치는 힘을 절제하지 못하고 사법부마저 힘으로 종속시키려는 시도는 모두가 우려하는 독재의 시작이고, 결국 자멸로 가는 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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