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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원리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 이재명 지사 이언주(국회의원) 페이스북  |  2020-09-22
제로페인가 뭔가 되지도 않을 결제수단 만들어내서 널리 활용 안된다며 애꿎은 공무원들 닦달하고 상인들 괴롭히더니…집값 오른다고 대출규제하고 공시지가 올려 재산세 증세 양도세 올려 매물 들어가게 해…결국 공급만 옥죄어 집값 폭등시키질 않나…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시장원리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 형국입니다. 지역화폐를 두고 이재명 지사가 벌이는 싸움도 역시 시장의 원리와 맞서는 모양인데 흡사 풍차를 상대로 싸우려는 돈키호테를 연상시킵니다.
  
  화폐란 자고로 널리 통용될수록 그 기능을 하는 것이지 화폐의 통용범위를 좁힐수록 그건 화폐가 아니라 장난감에 불과해진다는 건 경제 상식입니다. 지역화폐란 이름으로 어떤 징표를 발행하고 그 작은 지역 안에서 그걸 통용하라고 아무리 홍보하고 압박한들 화폐의 제 기능을 할 리가 없지요. 물론 관을 동원하여 공무원들 공공기관들 판공비나 지자체가 뿌리는 각종 수당들을 지역화폐로 줘버리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지역상권 안에서 소비를 하게 되는 효과는 있습니다. 아마도 이재명 지사가 말하는 재분배 효과란 게 그런 걸 의미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요…그건 화폐로서 기능한다기보다 경제활동의 일부를 규제함으로써 일시적으로 그 지자체 예산이 그 지역상권 안에 머물게 하는 것으로 새로운 소득이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게 아니라 '이전'되는 것에 불과합니다. 즉 이전 소득인 셈이죠. 물론 지역예산이 해당 지역에 국한되어 쓰이도록 한다는 점에서 지역화폐의 이전소득 효과 내지 일시적 재분배 효과를 주장할 여지는 있겠죠. 그러나 만일 그런 지역화폐를 너도나도 발행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오히려 원활한 경제순환을 방해하여 광역경제나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 보면 경제가 침체되고 말지 않겠습니까? 특히 판교 분당 등 세수가 풍족한 성남이 아니라 재정 여력이 안되는 곳일수록 더하겠죠.
  
  이재명 지사께서는 재정이 풍족한 성남시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상인들에게 생색을 냈는진 모르나 그조차도 성남시 예산을 지역상인들에게 바로 준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 분배가 그리 정의롭게(?) 되는지도 의문이고요. 어쨌거나 진정으로 상인들을 위한다면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도와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그 물고기조차 양식장 가두리 안의 물고기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이재명 지사는 지금 성남시장이 아니라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입니다. 그렇다면 지역 안에서 이전소득 효과밖에 없는 지역화폐를 주장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경제를 활성화시킬 방안, 나아가 언젠가 우리 원화가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될 수 있도록 세계 속에서 우리 산업, 우리 금융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에서 경제상식 차원의 지적을 좀 했다고 해서 발끈한다면 본인의 시야가 성남시장 수준밖에 안됨을 고백하는 겁니다. 차라리 “지역화폐가 일시적 상권활성화 효과는 있지만 오히려 국가경제 차원에서 보면 비효율성이 있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다.경제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려 애쓰기보다 경제구성원들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어떻게 북돋을지 고민하겠다.”…이렇게 말씀하셨다면 훨씬 대통령감으로 보이셨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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