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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의 거짓말, LH·GH도 거짓말, 국민을 속이지 말라 오세훈(前 서울시장) 페이스북  |  2020-11-22
금번 ‘11·19 부동산 대책’은 늦어도 한참 늦은 실기한 정책이고 여러 모로 부실하다. 졸속과 부실의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전세값이 급등하고 서민들이 고통받기 전에 이 정권 초부터 본인이 수차 제안했던‘장기전세주택’의 대량 공급을 먼저 시작했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 터인데, 그렇게 애타게 해법을 제시해도 들은 체도 않더니 이제 와서 중산층을 위한 중형주택을 장기전세로 5년 내에 6만3천 가구 공급하겠다니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진심으로 부디 성공하길 바란다.
  
  아마도, 임대차인 모두에게 혼란과 불편을 초래한 졸속 임대차 3법 독소조항과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하는 징벌적 세금부과, 그리고 서민 울리는 금융규제 등 종합적 개선 대책을 조속히 시행하지 않으면 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평생주택 등 여러 형태의 장기전세임대제도의 단점을 비판하는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라 바로잡고자 한다.
  
  대책으로 내놓은 것 중 거주기간을 30년 보장하고 중위소득 150%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고품질 중형주택 6만3천 호가 본인이 민주당의 반대를 극복하고 시작했던 ‘시프트’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리라.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3만3천 호 가량 공급되었고(최근 5년간은 공급량이 급감) 전부 입지가 좋은 신축아파트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 호감도 높고 바람직한 제도지만, 월세 수입이 없어 물량이 늘수록 sh공사가 손해를 보는 치명적 단점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sh공사의 주장 때문인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고 이 주장이 무비판적으로 반복 인용되는 것이 도가 지나쳐 이제 진실을 상세히 밝힌다.
  
  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을 운영하면서 입었다고 주장하는 손실액은 1조3000억 원! 살펴보자!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하고 2007년 4월 처음으로 모집했던 장지지구 10단지의 전용 59제곱미터(25평형) 일반분양가가 당시 1억9천5백만 원으로 2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10단지의 실거래가는 11억5천5백만 원이다. 13년간 아파트값이 무려 588%나 올랐다. 1채당 10억 원 가까이 번 셈이다. 심지어 sh는 건설원가로 소유를 시작했으니 일반분양보다 더 큰 수익을 거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보유물량 전체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어림잡아 보자. 그동안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이 전부 서울아파트 중위가격과 가장 유사한 동작구에, 공급물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0평형대라 가정하고(실제로는 10평형대부터 40평형까지 있다) 공급시기별로 차이가 있으니 그것조차도 최저수준으로 쳐서 주택당 3억 원의 가격상승이 있었다고 줄여서 계산해도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 3만3천 가구를 통해 10조 원 이상의 시세차액을 얻은 셈이다. 1채당 5억 원 가격상승이라면 16조가 넘고, 최근의 급등을 감안하여 sh공사가 현시가로 정확하게 계산한다면 자산가치가 20조 원을 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부담 때문에 더 이상 장기전세주택을 지속할 수 없다고 앓는 소리를 한다. 주변시세의 80% 가격으로, 그것도 월세가 아닌 전세로 공급하니 그것이 모두 부채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전세보증금 받은 액수는 회계상으로 부채로 잡히지만, 실제론 현금자산 수입 아니었던가? 또, 팔지를 못해서 환수 못한 투자비용을 손해로 환산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계산해도 현재의 자산가치를 제외한 계산은 눈속임이다. 한마디로 아파트 가격은 올랐지만 팔아서 현금화한 게 아닌데 그게 무슨 내 돈이냐는, 소위 ‘있는 자’의 푸념이다.
  
  3만 3천 채의 아파트는 전세계약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팔 수 있다. 절반 정도의 물량을 다른 세입자에게 계속 임대하고 반만 매각해도 재투자 재원이 풍부하게 마련되는 선순환구조다. 시프트는 전세기간이 20년이므로 7년 뒤부터 만기가 돌아오고, 곧 투자금의 환수가 시작될 것이다. 20년 장기임차인의 적극 매수의향에 따라 매각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시세의 90%는 받지 않겠는가. 이 엄청난 재원은 집없는 서민을 위한 재투자금으로 매우 보람있고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철학이 다른 후임자가 좋은 정책임을 간파하고 슬그머니 장기전세주택을 장기안심주택으로 상표만 바꿔서 팔았던 것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공급물량이 급감한 것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다.
  
  서민주거안정과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라는 뜻의 브랜드)를 위해 시대를 앞서서 도입된 이 제도는 최근 경기도의 이재명 지사도 거의 비슷한 형태(역시 전세로는 손해라는 이유로 월세로 발표)로 도입을 시도 중이고, 이미 과감히 칭찬해준 바 있다.
  
  지금과 같이 국가적 부동산 위기상황으로 고통받는 국민 앞에서 공기업 임직원들이 조직이기주의에 빠져 단기적 경영성과에 집착하는 행태는 부끄러운 짓이다. 공기업은 돈벌이가 주목적인 사기업과는 존재의 의미가 다르다. 국민의 주거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분들이, 적어도 손익을 뒤집어 호도하지 말라. 디테일에 약한 집권세력을 만만히 보고 거짓 보고로 판단을 흐리려는 시도라면 이제는 중단하라.
  
  LH와 GH(경기도)도 지금까지 같은 주장을 하며 이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통해 얻게된 천문학적인 자산증가 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액수를 밝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옳바른 주거정책을 펼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라.
  
  • opine 2020-11-22 오후 3:43:00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장기 임대주택단지는 슬럼화 한다. 슬럼화한 장기 임대주택의 가격을 인근 분양 아파트 가격으로 장부 계산해야 한다고?
    그런 문제가 있으니 10년 쯤 임대 후 시세로 분양하면 된다고? 임대 주택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지긋지굿한 다툼을 보지 못했는가?
    자신이 주창한 정책이기에 선한, 옳바른 정책이라고 얘기하기 전에 그 실상을 돌아 보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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