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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다급했으면 공영방송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부동산 대책을 생중계하게 했을까? 문무대왕(회원)  |  2021-03-07
3월8일 오전 11시30분 공영방송 KBS와 MBC, YTN이 정규방송프로그램을 갑자기 중단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부동산관련 대책 발표"를 생중계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LH공사직원들의 광명, 시흥지역 신도시 개발대상지역 부동산 매입 사건으로 송구스럽습니다"라며 사과했다. 실태조사를 철저히 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의 발표내용을 요약하면 1)부동산 투기가 밝혀지면 수사 의뢰하고 2)부당이득에 대해서는 이득을 환수하며 3)상시감시체계 검토 4)2.4부동산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다. 또 개인적 일탈(逸脫)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관련대책발표는 26번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은 역반응(逆反應)을 보였다. 한 마디로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개발전담 공기업인 "LH공사직원"의 "광명,시흥 등 3기신도시 대상 지역에 대한 사전정보이용 부동산 투기의혹"이 폭로돼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사태가 다급해지자  부랴부랴 이같은 민심을 무마하려고 부동산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긴급소집해 대책이랍시고 홍남기가 내놓은 것이 앞에서 열거한 흑싸리 쭉지 같은 내용들이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헛소리요, 국민을 희롱한 것이다. 별것도 아닌 지저깨비 같은 껍데기 내용을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도 대국민 사기극 같은 것이거니와 이 같은 헛소리를 늘어 놓으려고 일요일 갑자기 발표를 한 것도 이상하기 짝이 없다.얼마나 다급했으면 이 같은 부동산 대책발표를 정부가 앞장서고 공영방송인 KBS, MBC, YTN 등이 정규방송 프로그램을 중단해가면서 맞장구 치며 생중계했는가? 이것은 국민을 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국가공공기관의 부동산게이트는 국가수사기관이 직접 나서서 진상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번 LH공사직원들의 투기의혹은 자체진상조사하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다.총리실이 조사하고 변창흠 국토부장관 등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창흠 장관이 LH 사장 시절 대부분 산하직원들의 투기의혹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가 장관의 자리에 버젓이 앉아 있으면서 투기의혹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니 국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한술 더 뜬 것은 "LH공사 직원들의 일탈"운운하는 X수작이다.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투기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일부직원들의 개인적인 탐욕이나 잘못으로 몰고가려는 듯한 허위 조작극 같아 보이는 냄새는 민심을 더욱 불타오르게 하고 있다.
  
  공영방송이 정규방송 프로그램을 갑자기 중단하고 예고도 없던 중대발표를 하려면 상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천재지변이나 적국으로부터의 침공, 화재, 대형 교통사고, 폭발 등등... 그야말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한 내용이어야 한다. 26번이나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나 진상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LH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조성지역의 부동산 투기의혹 속보" 같은 것은 공영방송이 정규방송까지 중단해가며 다루어야 할 긴급뉴스 보도내용이 될 수 없다.
  
  홍남기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을 외쳤는데 문재인 정부는 정말 "국민을 존경하고 있는가? 아니면 국민을 조롱하고 있는가?"묻지 않을 수 없다. 별것도 아닌 것을, 그것도 휴일에 조용히 쉬고 있는 국민들에게 "긴급보도"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한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홍남기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내용이 과연 무엇인가?
  
  LH 사장 당시 휘하 직원들에 의해 저질러진 투기의혹에 대해 도의적,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할 그 우두머리가 장관입네 하며 큰소리치고 있는 모습이야 말로 꼴불견이요, 파렴치한 철면피의 낯 두꺼운 짓거리들이 아닌가? 염치도 체면도 없는 정부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작태는 정권 말기증세의 발작같아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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