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거래를 잘해야>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그가 방송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직격탄을 부었었다. 정치적 이슈가 있으면 그는 광화문 앞에 모여든 군중 앞에서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오십 년이 넘게 기자 생활을 한 그는 이 사회에서 예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그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노예근성을 없애야 해요. 무슨 일만 터지면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게 노예근성이 아니고 뭐겠어요? 이제 우리도 경제대국이예요. FTA협정이 맺어져 있어 미국도 함부로 경제제재를 하지는 못해요.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했는데도 아직도 미국이 동해에 항공모함을 가져다 놓고 우리를 지켜달라는 사람들이 있다니까요. 그게 사대주의고 노예근성이죠. 이제 우리가 항공모함을 만들면 될 텐데 말이예요. 그리고 우리도 보다 질 높은 핵 개발을 해서 맞서야 해요. 북한은 소련이나 중국의 도움 없이 계속 잘 버티고 있잖아요? 미국과 맞짱을 뜨고 말이죠. 그런데 남쪽은 아직도 노예근성에 빠져 있어요.”
  
  그의 말이 맞을 것이다. 듣는 나 자신도 의식이 반식민지화 되어 있음을 반성한다. 미국이 없으면 나라가 망하고 그렇게 되면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인식해 왔다고 할까.
  
  이재명 대통령은 장사꾼 기질의 미국의 트럼프대통령과 만나 어떤 거래를 하게 될까.
  
  변호사인 나는 전두환 대통령의 최측근 심복인 인물의 개인적인 소송대리를 하면서 그와 친했었다. 그는 전두환에게 계엄사령관의 체포를 건의하고 군사 반란을 실행한 인물이었다. 그가 사적인 자리에서 내게 이런 말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레이건이 취임을 하고 제일 먼저 한국의 전통(全統)을 불러서 만났어요. 낮에 간단한 공식적인 행사가 있었고 밤에 레이건이 전통을 자기 방으로 불렀죠. 거기서 실질적인 거래를 하자는 거죠. 전통이 나름대로 임기응변이 대단한 사람이예요. 그 자리에서 레이건을 보고 ‘각하 저희가 도와드리려고 왔습니다’라고 하니까 레이건과 배석한 미 국무장관이 웃더라구요. 그때 전통이 ‘일본은 한국의 6·25전쟁 덕을 보고 경제부흥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한테 탱크 한 대 제공해 주지 않습니다. 이번에 제가 일본으로부터 50억 불 차관을 도입할 겁니다. 그 돈으로 미국에서 군수물자를 사드리면 도와드리는 게 아니겠습니까?’라고 했어요. 그 말에 레이건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웃었죠. 그 다음으로 전통이 수치까지 정확히 들어가면서 레이건이 주지사를 하던 캘리포니아보다 한국의 연간 국민총생산이 작다는 걸 얘기했어요. 미 국무장관이 그 자리에서 자료를 확인해 보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마음이 열린 레이건이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을 세 가지 압축해서 요구했죠. 핵무기 개발하지 말 것, 김대중 죽이지 말 것, 단임으로 끝낼 것. 그러면 전두환 정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어요. 거래가 간단했죠.”
  
  그의 말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군사정권은 미국의 인정을 통해 모자라는 정통성을 인정받았다. 박정희가 먼저 미국에 간 이유도 거기 있었다. 미국은 핵무기개발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도 그것이었다. 건달 중에서 한 명만 권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다른 사람이 총을 가지는 것을 인정할까. 나라 사이도 그 비슷한 건 아닐까. 전통의 측근인 그가 이런 말도 덧붙였다.
  
  “미국에서 돌아온 전통이 측근들을 불러 비밀회의를 했었죠. 핵무기가 있어야 진정한 군사강국이 되는데 미국의 눈을 피해서 핵 개발을 할 수 없느냐는 것이었어요. 박정희 대통령도 내내 은밀히 핵개발을 추진하고 미국은 그걸 방해하는 게 한미관계였으니까요. 우리들은 어디 산속 깊은 곳에 연구소로 위장을 하고 핵을 개발할 생각도 있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전통이 그러면 핵 개발은 중지하고 경제나 살리자고 하더라구요. 일본에서 50억 불 차관을 들여와 경제발전의 밑거름으로 썼죠.”
  
  그의 말이 진정성이 있어 보였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빅딜’을 해야 할 입장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그동안 신세를 진 좋은 이웃이고 형제같은 나라라고 칭찬했다. 돌아와서는 언제까지 미국 바지가랑이만 잡고 형님 형님 할 거냐고 했다.
  
  선거를 통해서 된 이재명 대통령은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 장사꾼 트럼프에게 머리 숙일 필요는 없다. 국정 수행에 관해 국민의 59.7%가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당당한 입장이다. 중국에 대한 견제 정책을 펴는 미국에게 평택 미군기지를 빌려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미국에게 을이 되어야 하는 것은 핸드폰과 자동차 등 물건을 팔아먹을 장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거래를 하고 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