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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본 1894년의 조선인, 그 비참한 삶 趙甲濟  |  2019-01-17
혼마규스케(本間九介)라는 일본인이 한국을 여행하고 쓴 '朝鮮雜記'의 副題는 '일본인이 본 1894년의 李氏朝鮮'이다. 조선인들은 가난하고 더럽고 부패하며 비겁하고 게으른 사람들로 그려져 있다. 비슷한 시기 조선을 여행하였던 서양인들이 남긴 글과 비슷하지만 부정적 관찰이 더 많다. 서양인들은 조선인들의 민족성보다는 조선이란 정치제도의 문제를 본질적 원인으로 보았는데 혼마는 그런 구조적 분석에서 약하다.
  
  그는 여행중에 체험한 사실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1. '殘飯을 탐내다'는 소제목의 글에선 여관주인이 한 상 차려 내어놓은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일어난 소동을 소개한다. 수저를 드는 순간 이웃 사람이 여관으로 들어왔다. 여관 주인이 힐난한다. 이웃사람은 "나는 일본인이 어떻게 먹는지를 보려고 한 것인데 너무 화를 내지 마십시오"라고 말한다. 주인은 "너가 때를 맞추어 온 것은 손님이 남긴 음식을 얻어먹으려는 것이 아닌가. 珍客이 남긴 음식을 어찌 너따위에게 줄 것인가"라고 소리친다. 이웃사람은 "그렇게 의심하신다면 가겠습니다"라면서 사라진다. 혼마는 사람을 너무나 박대하는 데 분노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실제로 잔반을 기다리는 것은 주인이란 판단이 섰다고 한다.
   <衣食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데 이 나라에서 이런 습속이 있다는 것은 괴이한 일이 아니다.>
  
  2. '관리는 모두가 도둑이다'는 소제목의 글은 백성들을 착취하는 부패한 관리들 이야기이다. 한 외국인이 조선인에게 한 말을 인용하였다.
  "귀하 나라의 관리는 멋대로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는다. 公盜라고 불러야겠다. 공적 인간이 백성들을 괴롭히니 私盜보다도 더 악질이다. 왜 저런 도둑들을 죽이고 나라를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나."
  혼마는 조선인들이 관리들의 虐政에 너무 오래 익숙하여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평했다. 대대손손 유전자처럼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自暴自棄!
  
  3. 혼마는 <조선은 썩은 계란과 같다. 孵化할 힘이 없다>고 했다. '썩은 계란으로부터 부화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껍질을 깨고 나와 꼬끼요라고 소리칠 것인가'라고 묻는다.
  
  4. 혼마가 경상도의 합천에서 어느 집에 머물 때 목격했던 관리의 횡포. 갑자기 서너 명의 관리들이 나타나 집 주인을 포박하여 끌고 가려 한다.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 선처를 호소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이 집의 부인이 2貫 정도의 엽전꾸러미를 들고 와서바쳤다. 관리들은 갑자기 표정이 부드러워지더니 주인을 풀어주고 돈을 받아 가버렸다.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물으니 사연은 간단하였다. 군수가 근처를 지나갈 때 집 주인이 담뱃대를 입에 물고 있었던 게 괘씸죄로 찍혔다는 것이었다.
  
  5. 이 나라의 중류 이상 부인은 重病에 걸려도 몸을 드러내 의사의 진단을 받지 못한다. 겨우 손을 내보여 맥박을 짚는 정도이다. 이 나라의 부녀자들은 중병에 걸리면 의사로부터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을 운명이란 것이다.
  
  6, 이 나라의 무예는 궁술뿐이다.
  
  7. 조선의 산들은 벌거숭이다. 나무가 없어 작은 가뭄에도 물이 말라 농사가 망가진다. 수확이 어려우면 부모가 아이들을 부자들이나 중국인들에게 팔아 곡식을 산다.
  
  8. 조선에서 싸움은 격렬한 말싸움으로 시작하여 지저분한 멱살잡기나 상투잡기로 끝난다. 결투문화가 없다.
  
  9. 조선은 더럽다. 생선과 야채는 썩었고 요리하는 것을 보면 여간한 호걸이라도 숟가락을 들 수 없을 것이다.
  
  10. 길이 너무 좁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었는데 大路라는 길도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이다. 신라 시절엔 일반인들도 牛車룰 이용할 정도로 도로가 정비되어 있었는데 조선은 왜 이럴까? 서울에서 북쪽으로 가면 길이 넓어지는데 이는 중국 사신을 위한 것인가?
  
  11. 이곳의 장교, 즉 武官은 무예도 모르고 戰法도 모른다. 병정을 거느리고 조국을 방어한다는 생각조차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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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기업인이 선물로 준 책 ‘조선, 1894년 여름’을 읽었다. ‘책과 함께’라는 출판사에서 낸 책인데 오스트리아 여행가 헤세-바르택의 조선 여행기이다. 정현규 번역. 부산, 제물포, 서울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단숨에 읽었다. 청일전쟁이 난 해의 조선과 조선인들 이야기이다. 우리 선조들이 개화기의 초입 때 이렇게 살았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책을 다 읽으면 이런 이미지가 남는다.
  
   <가난하고 더럽다, 남자는 일을 안 한다. 노름엔 열심이다. 일은 여자의 몫이다. 그들은 너무나 희생적이고 부지런하다. 관리들이 부패하고 착취만 일삼으니 일할 動機가 없다. 사람들의 체격이 좋고 타고난 건강 체질이다. 본성이 착하므로 좋은 정부를 만나면 단기간에 발전할 것이다.>
  
   저자는 일본에서 배를 타고 부산항으로 들어올 때의 느낌을 이렇게 썼다.
  
   <조선의 살벌한 바위 해안이 정면에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그렇게 보고 있자니 최악의 야만국가라는 평판을 받고 있는 이 반도국에 대한 경악과 일본과 조선 양국 사이에 있었던 참혹한 전쟁들과, 이전 수 세기 동안의 유혈전투, 그리고 조선의 통치자가 불과 10여 년 전에 천주교 신자들을 학살한 피바다에 대한 상념들이 찾아왔다.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다섯 개의 바위를 가리키는 선장의 손짓이 나의 상념을 깨웠다. 그 옆을 지나가며 우리는 멀리서 일본인 거주지의 하얀 가옥들을 보았다, 곧 그곳에 정박하였다.>
  
   저자는 농촌이 아니라 부산, 서울, 제물포 등 도시만 보았으므로 失業 상태에 경악한다.
  
   <이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일이다. 아마도 죽어버린 이 나라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일할 기회가 좀 더 많은 항구의 조선인은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중국인처럼 인내력 있고 만주인처럼 힘이 좋다. 여자들이 일하는 마을은 깨끗하다. 여자들은 감동적인 부지런함과 감탄할 만한 인내력으로 그 의무를 다한다.>
  
   일본인에 대한 호평이 대조적이다.
  
   <일본은 제물포를 점령하였고, 이미 수도마저 점거했다. 그럼에도 일본군은 조선군보다 행동거지가 낫다. 그들은 모든 물품을 현금으로 구입하였고, 예의바르게 행동하였으며 술에 취한 채 다니지 않고 규율이 잡혀 있다. 일본 장교들은 예의바르고 교양이 있다.>
  
   바르텍은 서울의 초라함에 놀란다.
  
   <서울은 아마도 호텔이나 찻집, 그 밖에 유럽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를 볼 수 없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수도이자 왕의 거주지일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왔던 도시 중에서도 서울은 확실히 가장 기묘한 도시다. 25만 명가량이 거주하는 대도시 중에서 5만 여 채의 집이 초가지붕의 흙집인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가장 큰 도로로 하수가 흘러들어 도랑이 되어버린 도시, 산업도, 굴뚝도, 유리창도, 계단도 없는 도시, 극장과 커피숍이나 찻집, 공원과 정원, 이발소도 없는 도시, 집에는 가구나 침대도 없으며, 변소는 직접 거리로 통해 있다.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주민들이 흰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다른 곳보다 더 더럽고 분뇨 천지인 도시, 종교도, 사원도 가로등도 상수도도 마차도 보도도 없는 나라가 또 있을까?>
  
   그럼에도 서울은 결코 건강에 해로운 곳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소나기가 전염병을 막고 오물을 씻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남자의 게으름과 여자의 부지런함을 여러 번 대조시킨다.
  
   <나는 남자들이 일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그들은 집 안이나 집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조그만 중국식 파이프를 입에 물고 빈둥거리거나 골목길 한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거나 잠을 잤다. 반면에 작고 추하며 고생 때문에 여윈 여자들이 살림을 도맡으며 요리하고 빨래를 했다. 모든 노동은 여자들의 몫이다. 바로 여기서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민족일수록 문화수준이 낮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조선의 여성들은 짐 싣는 동물보다 나은 존재가 아니다. 남자들은 노예를 갖기 위하여 결혼하는 것 같다.>
  
   왜 조선 남자들은 일을 하지 않고 게으른가. 저자의 관찰이 날카롭다.
  
   남자들은 일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욕심이 적기 때문이다. 집은 스스로 짓고, 살림 도구는 소박하다. 아내가 채소밭을 가꾸고 담배나 약간의 고기를 살 돈이 필요하면 들판에서 고용살이를 하거나 아내를 고용살이 시킨다.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한 이유는 <생계 유지비보다 많은 돈을 벌면 관리들에게 빼앗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착취형 관리들이 조선의 몰락과 이곳에 만연한 비참함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강조하였다. 관리들의 탐욕은 이윤 획득과 소유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와 노동의지, 그리하여 모든 산업의 가능성을 질식시켰다는 것이다. 아마도 서울보다 일을 적게 하는 도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 중국, 일본을 여행하면 상인들이 몰려와 물건을 팔려고 하는데 서울에서는 오히려 상인들을 불러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물건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물건을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기술자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 정답과오답 2019-01-22 오전 10:35:00
    이런 나라가 망했다고 그토록 원통하다는게
    개 돼지가 아니면 이해 못할 거 같다
    온나라가 이런 시궁창이 망했다고 아직도 독립운동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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