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대표들의 미국방문 사절단이 오늘 귀국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만절필동(萬折必東)'이란 휘호를 선물했다. 북핵문제가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결국은 잘 해결될 것"이라는 뜻이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북한의 속마음은 비핵화보다 한국의 무장해제"라고 했다. 펠로시에겐 동문서답이고 문 의장은 꿈보다 해몽(解夢)에 열을 올린 꼴이 됐다.
만절필동이란 사자성어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한 사람인 순자(筍子)가 한 말로 전해온다. "중국의 젖줄인 황하(黃河)는 아무리 굽이쳐 흘러도 마침내 동쪽으로 흘러 간다"는 뜻이다. 충신의 절개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조선왕조의 중화사대주의자(中華事大主義者)들은 중국 황제에 대한 변함없는 충절을 나타내는 뜻으로 즐겨 쓰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에는 선조임금의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고도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 노영민이 중국대사로 부임해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러 갔을 때 방명록에 '만절필동'이라고 써서 한때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외교무대에서 사용되는 말 한 마디 글 한 줄에도 깊은 사려(思慮)가 있어야 함을 느끼게 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가적 망신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