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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택시운전사' 확산 파문 민주화 투쟁을 주제로 한 영화라 몰래 보다 걸리면 "뇌물도 통하지 않고, 무조건 교화소에 간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  2019-03-21
김정은 정권은 비밀리에 유입되는 한국드라마와 영화의 시청 및 유통을 엄격히 단속한다. 하지만 2017년 한국에서 크게 히트한 영화를 몰래 보던 젊은이가 적발되어 공안당국을 당황케 했다.
  
  사건은 3월 초, 북부지역인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발생했다.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먼저 다음과 같이 전했다.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을 갓 졸업한 17세의 청년이 한국영화의 영상 데이터를 친구에게 빌려준 것이 들켜서 검거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국드라마 시청 사건과 달리 당국 수사가 너무나 대단하고, 그 영화의 입수경로와 영화를 본 사람의 적발이 무척 엄중합니다."
  
  대체 어떤 영화일까? 무산군의 협력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택시운전사>라는 영화입니다. 저는 보지 않았지만, 1월경부터 대단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평을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영화라지요?"
  
  <택시운전사>는 2017년에 한국에서 개봉해 관객 1200만 명을 동원한 대히트작이다.
  
  ◆한류 드라마 확산에 정권은 철권으로 답했다
  
  한국의 인기드라마와 영화의 해적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을 경유해 북한 국내로 유입되었다. 그 디지털 데이터가 복사된 CD나 DVD가 비밀리에 판매되고 전국에서 대유행했다.
  
  한국의 실정을 자국민이 아는 것을 두려워한 당시의 김정일 정권은 곧 통제에 나섰다. 영상을 밀수, 유통, 판매한 사람에게는 엄벌이 가해졌다. 그래도 근절하지 못하자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단순히 시청만 한 사람도 장기구금하게 되었다.
  
  "한국드라마를 3편 보면 징역 1년이라는 내부 규정이 있다고 하고, 실제 많은 사람이 교화소(교도소)에 보내지고 있습니다. 무서워서 한국드라마를 보는 사람은 최근 몇 년간 거의 없어졌다고 봅니다. 그래도 간부들은 보는 것 같은데요."
  
  다른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도 입을 모은다. 게다가 <택시운전사>는 특별히 단속된다. '뇌물도 통하지 않고, 무조건 교화소에 간다는 말이 있다'라고, 전술한 무산군 협력자는 말한다. 아마 한국의 민주화 투쟁을 주제로 한 영화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택시운전사>의 무대는 1980년에 발생한 광주 민주화운동.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 진압에 군대가 투입되자 시민과 학생이 맞서 일어나, 그 일부가 무장하고 총격전이 발생했다. 사망자 154명, 행방불명자 70명, 부상자 1628명에 이르는 대참사였다.(진상규명조사위발표)
  
  독재타도, 민주화를 요구하며 싸우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가 비밀리에 젊은 세대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에 당국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보안서(경찰), 보위국(비밀경찰)을 동원한 철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지로)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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