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을 같은 자리에서 운영하던 인력 시장(거래소)이 문을 닫았다. 경기도 안 좋은데 최저 임금까지 올라 인력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건물 옆 점포는 10년 동안 영업해오던 부동산 중개업소였는데 역시 문을 닫았다. 몇 달째 공을 치니 월세 낼 길이 없는 것이다.
길을 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빈 점포가 부쩍 늘었다. 여기서 영업을 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여기서 돈을 벌어 가족들과 오손도손 살았는데 지금은 어디서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갈까? 상가주택인 건물 위층에 살고 있는 주인도 이 점포에서 나오는 월세로 노후 생계를 의지했는데 막막해졌다. 새로운 임차인이 쉬이 나타나지 않으니 얼마나 초조할까?
경북 구미시에서 6명을 뽑는 올해 환경관리원 공채에 185명이 지원하여 3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연령별 지원자는 30~40대가 79%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학력별로는 대졸 95명, 대학원졸 1명으로 대졸 이상이 52%를 차지했다. 물론 처우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30~40대의 고학력자들이 지원서를 내기가 쉽지 않은 직종이다. 그만큼 갈 데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얼마나 절박하면 30대 대졸자가 말이 환경관리원이지 빗자루 들고 거리를 쓸거나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를 자청하고 나섰을까? 그야말로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를 알뜰히 챙긴 여파가 이어져 작년 국세 수입은 사상 최대였다. 그 덕에 문재인 정부는 각종 복지 정책을 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이 전년도보다 8천억 원이나 감소했다는 정부 발표다. 문 정부 2년 만에 내리막으로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들의 살기 어려워졌다는 아우성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국세 수입이 확인해 주는 셈이다.
그래도 최근 발표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7%나 된다.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 41%를 훨씬 넘는다. 김정은이 미사일을 날리는데도 쌀을 보내주겠다는 얼빠진 정부에, 지지한다는 국민들도 얼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여론조사가 조작이 아니라면 얼빠진 국민들이 너무 많다.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더니 정말 저승 무서운 줄을 모르는 것인가? 다음 총선에서 드러나겠지. 여론 조작인지 얼빠진 국민들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