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독교 지식인의 독백:
아담의 原罪(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우리 인간은 모두 죄인이다. 우리들 중에 죄 없는 자는 아무도 없다. 사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이다. 인간은 거짓말하고 속이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탐욕에 빠지고 증오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타인의 불행을 즐기고 타인을 괴롭히고 심지어 살인도 할 수 있는 악의 화신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이성적인 존재라고 자랑도 하지만 그 이성도 불완전하다. 그래서 오판과 착각과 편견과 盲信(맹신)과 妄想(망상)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거의 없다. 요약하면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죄인이라는 것이다. 도덕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완벽하지 못한 죄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無誤謬(무오류)의 완벽한 존재라거나 스스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고 착각이다. 오로지 여호와 하나님만이 완전자이다.
인간은 아담과 이브처럼 지상낙원에 살아도, 죄를 짓고 쫓겨나게 되어있다. 인간은 원죄를 짊어진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천국에 살아도 감옥이 필요할 만큼 죄 많은 존재이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예수를 믿고 예수의 피로 贖罪(속죄)를 받아 重生(중생, rebirth)하지 않는 한 인간은 완벽해질 수 없고 천국을 건설하거나 천국에 살 수가 없다. 인간구원은 신앙을 통한 인간惡의 극복에만 있다는 말이다. 인간의 영혼이 죄로부터 구원받지 못하고 있는 한 어떠한 정치적 변화도, 체제를 아무리 변혁하여도, 아무런 효용이 없으며 신앙만이 인류를 인간악에서 구원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상실하거나 독선과 독단에 빠져 스스로를 하나님보다 더 높은 존재로 간주하게 되면 인간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사람에서 악마로 변형하게 된다.
唯我獨尊(유아독존)적 무신론자들이 여호와 하나님보다는 자신들의 사상이나 이념을 우상으로 만들어 숭배하며 악의 제거에 나서게 되면 목적을 위해서 수단에 도덕적 제한을 두지 않게 된다. 정의의 구현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 살인마저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다. 사람을 무참하게 죽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인간에서 악마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걸작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코르니코프도 그런 인물이다.
라스코르니코프는 비범한 지적능력과 높은 정의감과 도덕성을 겸비한 지식인이지만 자신의 이성과 논리를 과신, 독선에 빠져 냉혹한 살인자가 된다. 그는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이유로 전당포 노파를 “정의의 도끼”로 무참하게 살해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했다고 확신한다. 그는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법적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람’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현실적 장애를 무시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특별한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 판단에 따라 타인의 피를 흘릴 권리가 있다고 강변한다. 라스코르니코프처럼 ‘특별한 사람’이 恣意的(자의적) 기준에 따라 정의를 독점하고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사람의 피를 흘리면 악마가 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스스로를 超人(초인)으로 생각하고 神의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정의를 독점하는 者는 필연적으로 악마로 전락한다고 보았다. 정의를 독점하는 초인은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악마적 초인이 권력을 잡고 가치를 독점하면 대재앙이 일어난다. 초인의 이름으로, 미래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혁명의 이름으로, 무제한의 평등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는 것이 합법적이 되고 고상한 목적이나 위대한 이상의 실현을 위해 그 초인이나 그 초인을 神으로 광신하는 집단의 이름으로 모든 행동이 허용된다. 대량학살 같은 극악의 만행도 당연시 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민중혁명에 반대하였다. 그는 혁명은 인간성에 내재하는 惡이 善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라며 민중혁명의 악마적인 속성을 경고하였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경고는 당대의 러시아를 사로잡았던 사회주의혁명의 도도한 물결에 휩쓸려 무시되었다. 사람들이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우상을 神으로 모시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레닌과 스탈린 같은 공산주의 살인마를 대제사장으로 떠받들며 러시아를 기만과 폭력과 살인의 생지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3500만 명의 인민이 학살되었다.
레닌은 지적으로 우수한 모범생이었고 스탈린은 훌륭한 司祭(사제)가 되기를 꿈꾸던 신학생이었다. 이들이 “나 외에 다른 神들은 네게 두지 말라”라는 계명을 어기고 공산주의라는 우상을 섬기게 되었을 때 살인 악마로 변형되어 버린 것이다. 캄보디아의 폴 포트도 학교의 프랑스인 수녀들이 프랑스로 유학을 보낼 만큼 착한 우등생이었지만 공산주의 독충에 물려서 악마가 되었다. 그는 캄보디아 국민 1/3이 넘는 200만 명을 학살하고도 죽을 때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일성도 신앙심 깊은 가정에서 자라났지만 <그의 어머니 강씨의 이름은 강한 믿음을 뜻하는 磐石(반석)이었다> 공산주의에 영혼을 팔면서 사람에서 악마로 변질 되었다. 그와 그의 아들은 우리 민족 역사상 한국인을 가장 많이 살해한 살인마들이다. 지금 북한은 말할 것도 없이 남한에도 공산주의를 神으로 숭배하는 악마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청와대에도 있는 것 같다. 심지어 교회에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