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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이상한 논리가 판을 친다 모순된 논리와 이기적인 주장을 전개하는 쪽이라면 그 쪽이 설령 내가 태어난 조국이라 할지라도 편을 들 수가 없다. 未來指向(회원)  |  2019-07-19
지금 한국 국민들 상당수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해왔으니 우리도 일본 제품을 사지도 말고 쓰지도 말자 이 소리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보고 수출규제를 철회하라고 하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하는거라면 반도체 소재도 일제는 쓰지 말아야 맞는 거 아닌가. 한쪽에서는 불매운동을 벌이고 정부도 이를 자제시키지 않으면서, 한쪽에서는 일본보고 반도체 핵심소재들 당장 수출하라고 하니 이런 앞뒤 안 맞는 소리가 또 어디 있는가.
  
  민주당은 일본의 경제보복을 ‘경제침략’이라고 규정했다. 일본은 한국에 자기들 물건을 강매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 시장을 자국 상품으로 오로지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기들 물건을 한국에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도 무역수지에서 일정부분 손해가 발생하는데 어떻게 경제침략이란 말이 성립하는지 모를 일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전투기 레이더 핵심기술을 이전하지 않으면 안보 침략, 경제 침략이 성립하는가.
  
  일부 언론들은 일본의 수출우대조치 철회로 인해 삼성 반도체 생산과 신제품 출시가 차질을 빚게 되면 그간 삼성 반도체의 혜택을 누려왔던 세계 여러 나라가 일본에 대해 분노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본은 단지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소재를 팔았을 뿐 완제품의 생산, 출하까지 담보한 것이 아니다. 반도체 개발과 관련해 삼성과 체결한 계약상 의무는 없을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삼성과 공동으로 반도체를 개발한 것이 아니다. 삼성 반도체의 원활한 생산, 공급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그 반도체를 만들고 팔아서 이윤을 독차지하는 삼성과 한국이 책임져야 할 일이지 일본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만일 어떤 나라가 우주선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미국에 팔지 않아 미국이 우주개발 중단을 선언한다면 그 어떤 나라는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한 잘못이 있는 것인가. 한국인이 전쟁 난 것도 아닌 이 때에 무조건 한국만 지지해야 하고 일본을 배척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옳고 그름을 따져 옳다고 보는 바를 지향할 따름이다. 모순된 논리와 이기적인 주장을 전개하는 쪽이라면 그 쪽이 설령 내가 태어난 조국이라 할지라도 편을 들 수가 없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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