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어머니가 내 생일 기념으로 가족회식 자리를 만들었다. 그때는 내가 박근혜, 황교안을 얽어매려는 세월호 일당들에게 "고만 찜쪄 먹어라" 했다고, 문재인을 '빨갱이'라 했다고, 마이크를 쥔 자, 펜을 쥔 자, 입달린 자, 모두에게 비난받던 때였다. 오랫만에 만난 피붙이들이 나에게 건넨 인사가 이랬다.
"삼촌이랑 만나면 나까지 두들겨 맞을까 봐 안 올려다가 큰 맘 먹고 와 준 거야."
"ㅇㅇ야, 니네 아빠 어디서 돈 받고 그런 소리 하는 거지?"
"정치하면서 쫌 나이스한 이미지로 하면 안돼? 홍정욱처럼."
그날 나는 겉으론 파안대소하고 실없는 농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속으로 하염없이 울었다. 돌아오면서 앞이 안 보여 운전을 제대로 못했다. 좌빨들이 공격하는 거나, 우리당 정치인들이 위하는 척하며 한 마디 핀잔주는 것보다 백 배는 아팠다.
'가족까지 저렇게 나오다니 내가 진짜 문제가 있나 보다. 나는 천성이 이렇게 모가 났으니 정치가 체질에 안맞나 보다. 어제 청와대 농성을 마치고 어머니 댁에 갔는데 가족회동이 있었다.
"삼촌은 국회의원 두 번이나 하면서 뭐했냐?"
"우리 집안에도 조국 같은 사람 육성하자."
"나 같으면 벌써 고만뒀겠다. 조국이 놈은 빤빤하기가 호마이카 같다."
"대통령은 왜 저딴 놈을 못 짜르냐?"
"그 놈도 똑같은 종자니까 그렇지."
가족들은 내가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는 걸 걱정하고 격려도 했다.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조국아, 증~말 고맙다. 오늘로 청와대 앞 농성 20일차. 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했다.
추신) 제 친척 중 한 명은 지난 번에 저한테 문자를 보내 호적 파가라며 모욕을 줬습니다. 내가 우리집 유일한 종손입니다. 싫으면 지가 파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이가 꽤 되는데도 사생활이 문란한 전형적인 이중 좌빨입니다.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