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분노로 시작된다
동서양의 거의 모든 혁명은 사람들의 분노로 시작되고 용기로 확산되며 정권을 분열시키고 무너뜨린 뒤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집단적 분노가 정권에 대한 공포감을 누른다. 행동하면 용감해진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 정권의 무능하고 경직된 대응은 사람들의 분노를 확대시켜 더 큰 분노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공포의 대상이 경멸의 대상으로 변한다. 대응책을 놓고 권력층 안에서 다툼이 일어나 자멸한다. 물론 이것은 성공한 혁명인 경우이다.
2019년 10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명적 상황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다.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구호가 "문재인을 끌어내리자"로 바뀌더니 "현행범 문재인을 체포하라"로 거세진다. 독재, 주사파, 빨갱이, 기생충, 간첩, 반역 같은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문재인 정권의 힘의 원천이던 검찰이 조국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맞서고 KBS 등 친여 언론도 국민눈치를 보기 시작하니 문(文)정권이 갑자기 약하게 보인다. 도저히 변호할 수 없는 인물을 싸고도니 점점 우습게 되고 "악마는 조롱을 견디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혁명적 상황을 주도하는 인물중 한 사람인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10월9일 대집회 직후 이런 글을 남겼다. 혁명의 진행 과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 청와대앞 철야농성 8일째 / 한기총 천막농성 122일 / 조국 감옥 천막농성 46일 / 삭발 72명. 한글날 태극기 혁명은 위대했습니다.100만여 명이 광화문광장부터 시청광장까지 전체 차선에 꽉 차고 넘쳤습니다. 조국에 대한 분노 때문에 민심이 격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이 버티는 한, 어떤 집회든 모두 성공할 것입니다.
첫째,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별도 집회를 하지 않고, 시민단체도 별도 무대가 없었습니다. 정당ㆍ단체 통합대회가 성사된 셈입니다.
둘째, 행사 전체가 더 발전돼야겠지만 "문재인 하야ㆍ조국 감옥" 구호는 만장일치입니다.
셋째, 집회 후 청와대 앞까지 행진해서 7박 8일째 철야농성을 계속했습니다.
분노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헌신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밤 새워 기도하며 새벽에 대화를 나눠보면 달라지고 있습니다. 나라의 참된 주인이 놀라울 정도로 빨리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대한민국을 축복하고 계십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두 번에 걸친 광화문의 분노는 소시민들의 분노다. 니들처럼 민노총.전교조에 의해 조직화된 좌파들의 부추김이 아니라 참다 참다 폭발한 대한민국 소시민들의 분노다. 그걸 보고 동원집회니 내란죄니 운운 하는 것은 그만큼 민심을 모른다는 거다. 야당은 국회에서 니들 마음대로 조롱하고 농락할 수 있을지 모르나 분노한 소시민들의 민심은 니들이 감당할 수 없을 거다. 민심을 이기려고 하면 정권은 망한다. 그 사이 대통령의 가족이 해외로 도피하고 영부인이 준동하고 아들이 준동해도 국민들은 참고 참았다. 대한민국 소시민들은 조국의 뻔뻔스러움, 정권의 뻔뻔스러움을 보고 더이상 참지 못해 광화문으로 나간 거다. 이제 그만 수습하거라. 죄진 자는 장관실이 아니라 구치소로 보내고 가족들 문제도 국민 앞에 밝히고 사죄해라. 좌파들의 우두머리에서 국민의 대통령으로 돌아오라. 그래야 대통령을 계속 할 수 있을 거다. 명심해라, 정권은 그렇게 해서 망하는 거다.>
10월국민혁명론-反日구호가 없었다
언론의 좌우합작과 취재경쟁, 검찰의 산 권력 수사 착수, 야당의 공세, 조국 일가(一家)의 거짓말, 의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반발, 대통령의 외통수 고집, 자칭 진보 지식인들의 억지 비호, 국민 분노의 축적과 폭발! 지난 10월3일과 10월9일 광화문 일대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이후의 전개과정은 머지 않아 "10월국민혁명"이라고 역사에 기록될지 모른다. 왜 "국민혁명"인가?
1. 대한민국헌법이 주권자로 규정한 국민들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기 위하여 행동하였기 때문이다. 국민을 주권자 자리에서 밀어내고 그 자리에 "사람"으로 위장한 "인민"을 앉히려는 문재인 정권의 헌법파괴 행위에 대한 자위적 조치이다. 국민혁명은 "민족" "민주" "사람" "민중"의 이름으로 국민을 누르고 분열시키고 무력화시키려는 세력에 대한 행동이다. 이는 대한민국헌법을 충실하게 해석하여 종족주의적 민족주의와 계급투쟁론적 민중주의를 국민주의로 덮어버리는 논리이다. 광화문 집회에서는 반일(反日)구호가 일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친북반일은 반역이다"는 나의 외침에 박수가 쏟아졌다. 반일선동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은 민족과 민주 선동에 넘어가지 않고 안보를 중심으로 삼아 적과 동지를 가르는 피아(彼我)식별 능력이 살아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공(反共) 찬성, 반일(反日) 반대!
2. 광화문 광장으로 몰려나온 사람들이 자주 외친 구호는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였다. 태극기로 뭉치고, 헌법으로 싸우고, 진실로 이기자는 뜻이 담겼다. 만세를 부를 때는 거의 공통적으로 "대한민국 만세, 국군 만세, 자유통일 만세"였다. 여기에 나는 이런 구호도 덧붙였다. "대한민국 좋은 나라, 김정은은 나쁜 놈, 편드는 자는 더 나쁜 놈, 미국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
헌법, 진실, 반공(反共), 자유, 국군, 한미동맹은 국민혁명의 핵심가치이자 힘의 원천이다.
3. "국민혁명"은 "촛불혁명"을 진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로 집권한 뒤에 표변,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거짓말하면서 혁명정권 흉내를 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공무원들은 촛불혁명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지시하였다.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정치적으로 중립해야 한다고 명령한 대한민국 헌법 제7조를 위반한 불법행위였다. 주권 소유자들이, 이른바 "촛불혁명" 정신으로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인민재판 식 반공세력 숙청 등 전면적으로, 일상적으로 헌법을 위반하는 집권세력에 대하여 "헌법의 칼"을 뽑았다는 점에서 국민혁명은 촛불혁명의 진압을 당면 목표로 한다.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촛불혁명"은 북한정권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전략인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혁명"에 가깝다. 반면 "국민혁명"은 대한민국헌법 제4조가 명령하는 "평화적 자유통일"을 목표로 한다.
한반도의 최종전쟁
4. "국민혁명" 세력의 행동윤리, 즉 이념은 새로울 게 없다. 대한민국헌법에 규정된 국체(國體)인 "반공자유민주"를 재확인하고 이를 반역자와 사기꾼들로부터 지키려는 것이다. 혁명주체는, 한국의 정세를, "자유통일 세력 vs. 공산통일세력"으로 본다. "이승만 세력(자유민주 세력) vs. 김일성 세력(공산독재 세력)"의 구도이다. 문재인 정권은 최소한으로 잡아도 자유통일 방해 내지 포기세력이다. 공산통일 세력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중립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공산통일 방조세력으로 분류된다.
5. "국민혁명" 세력은 광화문 광장을 "이승만 광장"이라 부른다. "국민혁명"의 지도자가 된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는 자신을 이승만 정신의 계승자라고 여긴다. 이승만 정신의 핵심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무한한 확신과 공산주의를 절대악으로 본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승만은 "공산당은 호열자와 같다. 인간은 호열자와 같이 살 수 없다"고 했다. 국민혁명 세력의 분노와 용기의 중심엔 반공(反共)이 있다.
6. "국민혁명"은 역사적으로 삼일운동, 반공건국운동, 호국운동, 근대화운동, 민주화운동을 계승하지만 "민주"와 "민족"으로 위장한 김일성의 후예들을 당면의 주적(主敵)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최종전쟁이란 성격을 띤다. 문명(文明)건설을 놓고 벌인 체제경쟁에서 진 북한노동당 정권은 대남(對南)공작과 핵무장에 성공하여 문재인 정권을 김정은에 종속시켰다. "국민혁명"은,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으로 격하시키는 동시에 反국가단체 수괴를 "국무위원장"으로 승격시킴으로써 대한민국까지 북한정권에 예속시키려는 문재인에 대한 국민저항의 성격을 갖는다. 문재인이 민족, 민주, 민중, 사람의 미명(美名)으로 "국민" "국가" "국익" "국군" "국체(國體)"를 형해화하려는 데 대한 국민의 저항이고 응징이다. 계급투쟁론으로 국민주의를 부정하는 문재인 세력을 국민혁명을 통하여 무력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다"는 국민의식과 "국민"이 민족, 민중, 인민보다 우월한 가치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국민국가가 정신적으로 완성된다는 뜻이다. 무승부로 끝난 한국전을 승리로 결정짓고 자유통일로 가는 길을 연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최종전쟁인 셈이다.
7. "국민혁명"은 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바탕으로 한다. 헌법과 진실에 기초하므로 지역, 종교, 계급을 초월할 뿐 아니라 헌법 제10조에 따라 개인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국민 모두가 참여자이고 동시에 지도자이다. 국민은 개인의 집합체이지 개인을 종속시키는 개념이 아니다.
8. 국민혁명의 저력은 대한민국이 건설한 거대한 문명에서 나온다. 문명의 반격이 국민혁명의 본질이다. 지난 70년간 국민들이 자유의 위대한 생산성을 발휘하여 건설한 제도와 법치와 군대, 과학과 기술 및 기업 등 전문가 집단, 민주시민의 의식과 교양이 불법 위선 독재 거짓 무능에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
9. 국민혁명은 자유가 살아 있을 때 자유를 지키는 운동이다. 자유를 잃은 다음에 자유를 되찾으려면 무수한 목숨을 바쳐야 하지만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사유(私有)재산권, 선거의 자유가 죽지 않은 한국은 부지런하기만 해도 자유를 지킬 수 있다. 자본주의체제의 주역인 자본가들도 돈이 있을 때 체제유지비로 써야 한다.
10. 국민혁명의 승패는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국민들의 머리수로 결정될 것이다. 남북축선, 즉 광화문-서울시청-숭례문-서울역-용산-한강대교, 그리고 동대문에서 서대문까지의 동서축선까지를 인파로 메우는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를 이룰 때 문재인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11. 차명진 전 의원은 국민혁명의 주력군은 태극기와 십자가라고 했다. 기독교와 애국행동대가 이끌고 여기에 생활전선의 보통사람들, 노장층과 주부들과 자영업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이 가세할 태세이다. 문재인에 대한 반감이 강한 층은 20대와 50대 이상, 非호남권, 자영업자, 무직자, 저소득층이다. 문재인 지지층은 호남과 화이트칼라가 중심이다. 전광훈 목사는 "민노총은 이기심으로 모이고 우리는 애국심으로 모인다"고 했다. 조국을 놓고 계급적 이기심과 애국심이 충돌하는 양상인데, 애국심이 생존투쟁적 양상을 띠면 어머어마한 파괴력을 발휘한다. 4.19 혁명은 고등학생들이 불을 붙였고 대학생과 군인들이 마무리하였다. 국민혁명의 최종단계에선 고교생들이 나올지 모른다.
12. 조국 문재인 반대 광화문 시위가 조국 수호 서초동 시위를 여론이나 동원 면에서 이긴 것은 "우리가 조국이다" "정경심 사랑해요"라는 구호가 "조국 구속, 문재인 하야"에 졌다는 뜻이다. 조국과 정경심이 대표하는 위험 위선 위법을 비호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였다. 이른바 진보 세력이 명분싸움에서 우파에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13. 문재인의 헌법파괴 행위에 대하여는 하야, 탄핵, 고발의 대응방법이 있다. 내란 및 외환의 죄를 범하면 현직 대통령도 형사소추할 수 있다. 법리상으론 검사가 현직 대통령을 반역혐의로 구속할 수 있다. 물론 80% 이상의 압도적 여론이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14. 조국을 껴안고 가다가 문재인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 자리 수까지 폭락, 총선에서 폭망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反김정은-反문재인 의석수가 탄핵가능선을 넘기면 국민혁명은 합헌적 방법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15. 이념은 전략이지만 감정이기도 하다. 우연과 본능의 결합이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정치인 비스마르크는 정치가는 대세를 만들지 못하며 국민이 만들어낸 대세를 이용할 뿐이라고 했다. 지금 한국에선 국민이 역사의 대세(大勢)를 만드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