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예선 남북 축구경기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다시금 북한의 실상을 깨달았을 겁니다. 북한은 개인의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곳이란 걸요. 인간의 존엄성, 양심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언론의 자유(방송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 등이 없다는 걸 실감했을 겁니다. 북한은, 국가와 통치자인 김정은 개인이 구분되지 않는 전근대 국가이고, 소위 백두혈통이 신격화되어 있는 일종의 사교집단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인민들은 김정은을 위해 존재하는 노예와 다름 없습니다.
우리는 늘 통일을 얘기합니다. 대선공약에서도 통일이 빠진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같은 민족이라서요? 북한과 우리는 같은 nation이 아닌데 근대적 의미에서 민족이라는 개념이 맞는 걸까요? 만일 우리가 통일을 말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막연히 같은 민족 혹은 종족이라서가 아니라 자유를 박탈당한 채 노예같은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번영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여야 합니다. 근대국가의 국민으로서 우리는 자유라는 국가공동체의 합의된 가치가 종족이라는 전근대개념보다 훨씬 중요하고 양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최근 홍콩사태에서도 보듯이 일국양제 즉 한 국가에 서로 다른 체제는 공존이 불가능합니다. 이번 남북축구시합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서 우리는 자유가 없는 체제와 연방제통일 운운한다는 것이 얼마나 현실성 없는 엉터리였는가를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어마어마한 체제의 간극을 무시하고 고작 5년 임기의 대통령선거에 나온 주자들이 자신이 통일을 하겠다는 식으로 큰소리를 치는 것도 사기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좀더 현실적이고 냉정한 얘길 해야 합니다. 통일대통령이니 뭐니하는 거창한 구호, 노벨평화상 같은 정치인들의 치적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자유와 안전보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허황되고 거짓된 평화쇼를 그만하고 현실을 직시해서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안보를 지킬 방안, 북한체제 변화를 유도하여 북한에 자유를 확대할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