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시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동네 장정들이 모여 시신을 상여에 싣고 묻을 자리(매장지)를 향해 메고 간다. 상여를 메고 가는 이들을 상두꾼이라 한다. 이때 상두꾼들이 부르는 소리를 상여소리라 하는데 일명 만가·행상소리 등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부른다. 이 상여소리를 들어보면 지역적인 특성을 발견하게 된다. 첫 대목을 한번 살펴보자.
"어제오늘 성튼 몸이 우는 소리가 웬 말인가"(철원)
"어제 간밤에 꿈을 꾸니 실낱같은 이 내 몸이 병이 들어 부르노니 어머닐세"(용인)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사든 생각을 다 버리고 북망산천을 나는 가네"(대구)
"못 가겄네 안 갈라네 차마 서러서 못 가겄네 내 집을 두고는 못 가겄네"(진도)
이 외에도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여러 지역의 상여소리를 들어봤지만 대개 산 사람들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죽음을 서러워하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일부 억울하다는 심정도 드러내긴 하지만 그저 한탄조일 뿐이다. 그런데 위에서 보듯 진도의 상여소리에는 이와 다른 정서가 있다. 죽음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강한 저항감을 느끼게 된다. 진도 상여소리의 이어진 대목을 보자
"산천 갑자 동방석은 삼천갑자를 살았어도 오날 가시는 금일 망자는 백 년도 못 살았네"
이 대목에서는 왜 차별하느냐고 따지는 느낌을 받는다. 즉 진도 상여소리에서는 죽음 앞에서도 단순한 한탄조를 넘는 강력한 저항을 느낄 수가 있다. 특이한 정서다. 무조건 떼를 쓰고, 안 되면 말고 식이랄까. 이러한 정서가 이제 한국 사회 전체에 퍼졌다. 한국인들의 인성이 이렇게 변한 느낌이다. 누가 연구를 해보면 석사 학위 논문 정도는 나올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