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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解力이 인간의 삶과 행복과 출세에 결정적 영향력 높을수록 소득, 직위, 건강, 사교성도 높다. 趙甲濟  |  2020-01-20
귀국한 안철수 씨가 오늘 오전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쓴 글에는 文法에 맞지 않는 '굳건이'가 있다. '굳건히'가 맞다.
  
   *2016년에 썼던 글
  
  
   대통령과 언론, 학자부터 文法 무시
  
   국민평균 IQ(지능지수)와 학력이 모두 세계 1등인 한국인의 문장 이해력이 하위권이고 특히 고급 문서 이해력은 최저 수준이란 점이 OECD의 권위 있는 조사로 밝혀졌다. 이런 불가사의는 한자를 배척한, 불구화(不具化)된 언어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어로 먹고 사는 학자, 언론인, 정치인들의 문장력이 약한 것이 OECD 조사에서 ‘고급 문해력 부족’으로 나타난 것 같다. 몇 가지 예를 든다.
  
   *2014년 5월19일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해경(海警)해체 발표문의 일부: <그동안 국민의 안전과 재난을 관리하는 기능이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서 신속하고 일사분란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컨트롤타워의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일사불란'(一絲不亂)을 발음대로 적다가 보니 ‘일사분란’이라고 했다.
   *2015년 8·15 경축사: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안위’는 '安危'의 발음부호이다. 안전과 위협의 준말이다. 연설문대로라면 '국민의 안전과 위협을 위협하는'이라는 뜻이 되어버린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으로 고쳐야 한다.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안위’를 잘못 썼다.
   <저 박근혜,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8·15 경축사에서 박(朴) 대통령은, <핵개발을 지속하고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는데, '감행'은 부적절하다. 감행(敢行)은 용감하게 정의로운 일을 행한다는 뜻이다. 사이버 공격 같은 나쁜 짓은 ‘자행’(恣行)이라고 썼어야 했다.
   *한국 언론은 최대(最大), 최고(最高), 최다(最多), 최장(最長)을 구분하지 않고 ‘최대’로 통일, 서너 개 단어를 사어화(死語化)시키고 있다. ‘최대 400개’라고 하더니 ‘최대 영상 30도’라는 비문(非文)도 예사이다.
  
   *<이 관계자는 "대조기 임을 감안할 때 정조 시각 전후 2시간 가량 수색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2014년 5월17일 뉴시스)
   '대조기', '정조'는 한자로 쓰지 않으면 뜻을 알 수 없다. 대조기(大潮期)라고 써야 썰물과 밀물의 차이가 가장 클 때(음력 초하루, 보름 후 이틀)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조(停潮)라고 써야 만조(滿潮)와 간조(干潮) 사이, 수위(水位) 변동이 없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비교재구 방법에 의해서 재구된 소리의 단위 또는 음운의 실체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 즉 재구형을 실재했던 것으로 보려는 실증적(positive) 견해와 하나의 공식(formula)으로 보려는 소극적 견해가 양극을 이루어 왔다.>
   한 언어학자의 논문은 완벽한 암호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뜻이 분명하지 않다. 미래를 인간이 창조할 수 있나? 과학부가 해야 할 일은, 미래 창조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산업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영문 명칭은 더 복잡하다. Ministry of Science, ICT and Future Planning (略稱: MSIP)
   작명(作名)은 그 조직의 정체성과 수준을 보여준다. 이름 짓기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 그냥 '과학부'(Ministry of Science)라고 하면 될 것인데, 이것 저것 갖다 붙이는 바람에 광고문안처럼 되어버렸다. 국내 영자 신문 기자들이 요사이 정부 부처의 영어 명칭 때문에 고생한다고 한다.
  
   책 많은 집에서 자라야 文解力 강해
  
   상기(上記) OECD의 문해력 보고서는 인간의 언어 능력이 삶의 질에 크나큰 영향을 광범위하게 끼친다는 점을 실증하였다.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문해력(文解力)은 건강 상태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문장 이해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이 좋고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나빴다. ‘건강이 좋다’라고 답한 사람은 조사 대상자 평균으론 80%이지만 4, 5급의 상급(上級)은 90%, 1급 이하의 하급(下級)은 68%였다. 수치력의 경우에도 비슷하였다.
   *문해력이 높을수록 취업률이 높았다. 16~65세의 조사 대상자는 평균 68%의 취업률을 보였는데 하급(1급 이하)은 56%, 상급(4, 5급)은 79%였다.
   *문해력이 높을수록 소득이 높고 낮을수록 낮았다. 문해력 상급자가 하급자보다 61%나 많은 소득을 올렸다. 한국은 문해력과 소득의 상관관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해력이 낮은 사람의 부모는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가 이런 경향이 강하였다. 한국은 문해력 하급자 중 79.4%의 부모가 중상급(upper secondary) 이하의 교육만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 책이 적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일수록 문해력이 낮았다. 16세가 되었을 때 집에 책이 몇 권 있었느냐를 알아 보았다. 문해력 하급자의 55%는 집에 있던 책이 '25권 이하'였다고 답하였다. 집의 장서(藏書)가 25권 이하였다고 답한 사람이 조사 대상자 전체에선 30%, 문해력 상급자 중에선 10%에 불과하였다. 이탈리아, 일본, 한국이 특히 장서량과 문해력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2012년 보고서에선 문해력이 낮을수록 다른 사람들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고, 인간관계도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24명(과학 부문 21명)
  
   이상의 OECD 조사를 요약하면 어휘력과 문장력이 우수할수록 출세하고 행복하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국가적 차원에선 국민들의 문해력(文解力)이 높아야 경제, 문화, 학문, 복지 등 모든 분야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글전용으로는 노벨상을 영원히 받지 못할 것이다”는 악담(惡談)을 하는 한자혼용론자(漢字混用論者)들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900명이다. 건수로는 573. 국적별로는 이렇다(국적 변동, 2중 국적 등으로 조사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1. 미국 353명
   2. 영국 125명
   3. 독일 105명
   4. 프랑스 61명
   5. 스웨덴 30명(문학 8명, 평화상 5명)
   6. 스위스 25명
   7. 일본 24명(물리 11, 화학 7, 의학 3, 문학 2, 평화상 1명)
   8. 캐나다, 러시아 각 23명
   10. 오스트리아 21명
   11. 이탈리아 20명
   12. 네덜란드 19명
   13. 덴마크 14명
   14. 노르웨이 13명
   15. 이스라엘, 호주, 폴란드 각 12명
   18. 벨기에, 인도, 남아공 10명
   (이하 생략)
  
   산업혁명과 근대화가 늦었던 일본이 비(非)서구 문명권에서 유일하게 일류국가를 만들고 노벨상 수상자 24명을 배출한 힘의 원천을, 한자를 혼용(混用)하는 일본어에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진(先進) 문물을 받아들일 때 가장 어려운 일은 문화적 번역이다. 아무리 좋은 문물이라도 자신들의 현실에 맞게 소화, 변형하지 않으면 사대적으로 종속된다. 일본인들은 한자의 힘을 빌어 서양의 문물을 주체적으로 번역, 명치유신이란 근대화 혁명을 일으키고, 동아시아에 퍼뜨렸다.
   자유(自由), 미술(美術), 과학(科學), 산술(算術), 기술(技術), 민족(民族), 민주주의(民主主義), 자본주의(資本主義), 인민(人民), 국민(國民), 철학(哲學), 국채(國債), 담합(談合), 언론(言論), 방송(放送), 신문(新聞), 출판(出版), 개념(槪念), 우익(右益), 해방(解放), 비평(批評), 영토(領土)등 일본인이 번역한 한자어를 쓰지 않으면 한국, 대만, 중국의 생활은 마비될 것이다.
  
   韓國語의 축복
  
   오늘날 영어가 세계 최고의 언어가 된 데는 1066년 잉글랜드를 점령한 노르만 전사(戰士)들이 고급한 프랑스 어(특히 법률, 군사, 행정 관련)를 갖고 들어와 저급한 영어와 접목시켜 풍성한 어휘력을 가진 언어로 격상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글전용론자 같은 이들이 영국에 있어 한자를 금지시키는 국어기본법 같은 것을 만들어 프랑스어 사용을 금지시켰다면 영국은 지금쯤 후진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영국에선 14~15세기까지 법정과 궁정에선 프랑스어를 썼다. 영국 왕가(王家)의 문장(紋章)에 새겨진 모토(Dieu et mon droit: God and right)는 지금도 불어(佛語)이다.] 고급 언어는 다양한 민족과 나라의 낱말들을 수용하는 큰 그릇이 되어 큰 문명을 만든다.
   한글전용론자와 한자혼용론자의 차이는 전용론자들은 한자를 배척하는 데 반하여 한자 혼용론자들은 한글을 존중한다. 국민평균 지능지수에 대한 연구는 한자(漢字)를 사용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터넷을 통하여 스스로 IQ를 검증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예외 없이 홍콩, 싱가포르,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대만이 109~106를 기록, 10등 안에 든다.
   한국과 일본어의 축복은 표의(表意)문자인 한자와 표음(表音)문자인 고유어를 함께 사용한다는 점이다. 두 가지 문자의 다른 특징이 서로 보완,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표현력을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이런 언어생활이 지능을 향상시킨다.
   세계적인 뇌(腦)과학자로 알려진 가천의대 조장희(趙長熙) 소장은 평균 나이 27세인 남녀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2음절짜리 한자(漢字) 단어와 한글 단어를 소리 내지 않고 읽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이 과정을 뇌 영상으로 찍어 보니, 한글로 읽을 때보다 한자로 읽을 때가 뇌의 많은 부분에서 활성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는 한자로 쓴 단어와 한글로 쓴 단어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기억하는지도 실험했다.
   “뇌 영상으로 보니, 단어를 한자로 기억했을 때는 뇌의 여러 군데에서 활성화가 이뤄졌지만, 한글로만 기억할 때는 뇌의 한 군데만 활성화되었어요.”
   그는 뇌의 활성화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커피를 떠올려 보세요. 커피 하면, 그 맛과 향기, 거무틱틱한 원두, 커피잔 등 오만가지가 다 떠오르는데, 이처럼 떠오르는 것이 많을수록 기억이 잘됩니다. 한자를 읽은 사람은 뇌의 여러 군데가 그런 식으로 활성화돼요."
   조 박사는 또 한자와 한글을 읽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다름을 확인했다. 혼용론자인 조 박사는 “한자와 한글이 자극하는 뇌의 영역이 다른 만큼 학생들에게 한자와 한글을 병행 교육하면 조기에 더 많은 뇌 영역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오지호(吳之湖) 선생은 이렇게 비유하였다.
   <국어에 있어서 고유어와 한자어와의 관계는 척추동물에 있어서 근육과 골격(骨格)과의 관계와 같다. 우리말은 한자어라는 골격을 얻음으로써 연체(軟體)동물에서 척추동물로 진화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 말에서 한자어를 제거하자는 말은 우리 몸에서 척추를 제거하자는 말과 같다.>
  
   混用시대에 융성, 專用시대에 쇠락
  
   한국어는 삼국 시대 한자가 들어와 공용어 행세를 하면서 한자전용 시대를 맞았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에도 한글은 힘을 쓰지 못하다가 19세기 말 개화기 이후 비로소 한자 한글 혼용 시대가 열리고 1948년 건국 이후 공용어가 되었다. 헌법 원문(原文)이 혼용으로 적혀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보수 신문까지 한자를 기피하는 바람에 사실상 한글전용 시대가 열렸다. 한자를 외국어로 규정, 그 사용을 사실상 금지시키는 국어기본법까지 만들어졌다. 한자전용이나 한글전용은 모두 한국어의 구조와 생리에 대한 반역이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발전을 정신적으로 뒷받침한 것은 한자 한글 혼용에 의한 정상적인 언어생활이었다. OECD의 문해력 조사는, 한글전용이 한국인들의 문장 이해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정보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한글전용의 이데올로기 속에는 일본에 대한 반감(反感)을 중심으로 하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깔려 있다. OECD의 문해력 조사는 그런 태도가 오히려 한일(韓日) 간의 문해력 격차를 벌여 국가 경쟁력에서 일본에 더 뒤지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는 예언을 담았다.
   한일 두 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비교하면 1980년대 한국이 일본의 3~4배를 기록하면서 극일(克日)의 발판을 마련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10년간 한국은 연평균 10.1%의 성장으로 세계 1위였다(일본도 호황이었다). 이런 경제적 성장이 소란스러운 민주화의 부담을 견디어내게 하였던 것이다. 1980년대 경제 성장의 주역(主役)은 한자 한글 혼용 세대였고 그들의 한자 교과서는 신문이었다.
  
  
  
  [ 2016-06-27, 0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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