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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前 수석: 북한 核을 이고 살 수 없는 이유는? “북한은 신정체제국가, 권력 지키기 위해선 핵도 사용할 것” 조갑제닷컴  |  2020-01-23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핵 동결, 군축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추가 생산을 하지 못하게라도 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핵협상 전문가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 前 6자회담 수석대표)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천영우TV’에서 북한의 핵을 이고 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핵심을 먼저 요약하면 북한은 다른 핵무장 국가와는 달리 국가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실제로 핵을 쓸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했을 시 이를 100%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천 이사장은 우선 “미국의 하이튼 합참차장이 얼마 전에 북한 핵 미사일 100% 막아낼 수 있다고 장담을 한 적이 있는데 북한의 현재 핵무장 수준과 미국의 감시정찰 능력으로 볼 때 북한의 핵 사용을 완벽하게 100% 거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99% 이상 거부는 할 수 있겠지만 99% 이상 거부하려면 그것도 감시 정찰 능력, 재래식 정밀 타격 자산, 그리고 미사일 방어망의 대폭 보강이 필요하다. 미사일 방어망도 지금 배치돼 있는 고고도 방어용 사드 1개 포대, 그리고 저고도용 PAC-3 16개 포대로는 안되고 최소한 사드 2개 포대의 추가 배치, 고도 40~70km를 방어할 이스라엘제 Arrow-3급 중고도 미사일 방어망까지 3중 요격체제를 갖춰야 가능하다. Arrow-3급을 국내에서 개발중이지만 이것이 성능이 검증되고 실전 배치될 때까지는 수도권 방어에는 상당한 취약점이 남아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과 다른 핵무장 국가와의 차이는, “실제로 핵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핵무장 집단이라는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보다 정교하고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했던 소련과 중국을 지금까지 잘 억지해 왔는데 북한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하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을 가진 전문가들도 비판했다. 그는 “이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뭐냐 하면, 모든 정상적인 핵무장국들 간에 작동하는 억지 원리가 북한에는 작동을 중지할 순간이 올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 않고도 체제 유지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굳이 핵을 사용해서 멸망을 자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죽을 고생을 하더라도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동안에는 북한에도 억지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 체제가 안정되는 게 우리한테 좋으냐 나쁘냐 하고는 별개로 억지력의 측면에서 보면 북한체제가 안정되는 것이 억지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는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북한에게는 핵을 사용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생존에 더 유리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정권에 위기가 다가와 미국과 한국이 군사개입을 검토하게 되면 핵을 사용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을 사용하지 않아도 체제의 생존이 어차피 벼랑 끝에 몰리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땐 핵을 사용함으로써 당장의 체제 붕괴 위기를 넘기고 생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런 유일한 핵무장 집단이 북한이다. 북한 내 대규모의 주민 봉기, 큰 변고가 발생해서 무정부 상태에 빠질 때 김정은이 체제를 유지하는데 가장 큰 위험은 어디서 온다고 보겠는가? 북한 내 대량학살과 인도적 재앙을 중단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 주도의 군사개입 아니겠는가? 우리 정부가 아무리 북한 핵이 겁이 나서 북한 주민들 다 죽든 말든 우리는 개입 안 하겠다고 버텨도 매일 수천 명의 동족이 학살되는 상황이 몇 주, 몇 달간 지속되면 전세계로부터 우리는 개입 압력을 받을 텐데 버틸 수가 있겠나? 당신들만 살고 당신들 동족이 몇 백만이 죽어도 당신들은 눈도 깜빡 안하고 가만히 있느냐는 이런 모든 비난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김정은 입장에서 외부의 군사개입이 이뤄지면 김일성 왕조의 종말을 맞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자신이 반인도 범죄로 체포돼 국제형사재판소로 끌려가게 된다. 그렇지만 군사개입을 막을 수만 있으면 수백만을 학살해서라도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군사개입 막을 최선의 방법, 유일한 방법이 핵무기 사용이라면 핵 사용을 왜 안 하겠나? 핵무기 사용하더라도 응징보복으로 망할 확률은 99%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외부의 군사개입을 막으면 망할 확률을 100%에서 99%로 줄일 수 있고 시간도 벌 수 있다.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100%와 99%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앉아서 죽을 것이냐, 서서 죽을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김정은은 핵을 사용해 싸우다가 서서 죽기로 결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상황은 북한 외에 어느 핵무장국에서도 일어날 수 없고 오로지 북한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는 러시아에도 1990년 레짐 체인지가 일어나 공산체제가 무너졌을 때 핵이 사용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북한은 아직도 절대군주가 김일성교의 교주를 겸하는 신정체제다. 국가와 최고존엄이 일체화돼 있고 동일시되는 국가다. 북한은 ‘짐이 곧 국가’라는 왕권 신수 사상에 따라서 지도되는 집단이다. 김정은은 북한의 오너일뿐 아니라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사교집단의 제사장으로서 초월적, 세속적이고도 종교적인 지위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최고존엄을 결사옹위하는 것이 곧 나라를 지키는 것이고 김일성 왕조의 종묘사직을 지키는 것으로 인식이 돼 있다. 당과 군의 가장 숭고한 사명도 최고존엄을 목숨으로 사수할 총폭탄이 되는 것, 이것은 북한에서 선전매체에서도 수시로 나오는 이야기다. 자신의 권력을 지키는데 필요하면 군과 주민의 희생을 감수하고 핵 사용을 서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북한 핵을 이고 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 rhois99 2020-01-23 오후 9:34:00
    하나하나가 모두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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