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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김정은, 내년 7월 도쿄올림픽의 모델로 나서줄까? 실익은 별로 없고 오히려 부담만 쌓일 도쿄올림픽에 과연 참여할 것인지 회의적이다. 태영호(국회의원) 페이스북  |  2020-11-27
지금 정부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한일, 북일, 미북 4각 관계를 한 번에 풀어보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스가 총리까지 도쿄올림픽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 북한 고위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본 스가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납치 문제’ 등 북·일관계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아보려는 것 같다.
  그러나 관건은 김정은이 ‘우리 정부가 그리려는 큰 그림의 모델로 나서주겠는가’ 하는 것이다. 북한은 수령우상화 선전에 기초하여 운영되는 신정체제여서 수령을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어버이로 묘사해야만 하는 체제이다.
  북한에서 수령의 모습이란 남들이 다 자는 늦은 밤에서도 업무를 보고 열차나 승용차에서 ‘쪽잠’을 자고 ‘주먹밥’을 먹으면서 현지 지도를 다녀야 한다. 또 아이들은 야영소로 보내면서 수령은 전선 시찰을 떠나야 하고 태풍이 발생하면 수령이 직접 차를 운전하여 수해복구 지역을 시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민의 지도자가 인민에게 아무런 실익이 없는 남의 잔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북한의 ‘수령우상화 선전’과는 괴리가 있다.
  실례로 과거 소련이 김일성을 모스크바올림픽에 와달라고 여러 번 초청했으나 김일성은 가지 않았고 2014년 푸틴이 김정은을 소치 동계올림픽에 초청했으나 가지 않았다. 2008년 중국이 김정일을 베이징올림픽에 초청했을 때에도 갈 수 없었다.
  올림픽과 같은 세계인의 축제에서 여러 나라 정상들이 동급으로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야 하고 다른 정상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모습은 김정은을 ‘세계의 지도자, 민족의 태양’으로 묘사해온 북한 체제상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내년 도쿄올림픽에 김정은이 모델로 나서준다고 해도 모델료로 얼마를 지불해줄지도 명확치 않다. 여기에 북·일 관계에서는 항상 납치 문제가 따른다. 김정은은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잘 알고 있으며 스가 총리도 김정은과의 만남에서 납치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김정은이 실익은 별로 없고 오히려 부담만 쌓일 도쿄올림픽에 과연 참여할 것인지 회의적인 입장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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