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재명, 송영길, 윤호중, 김부겸, 이준석. 이들은 언론사 사회면을 장식하는 정치 ‘인플루언서’다. 특히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수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는 화제성을 독점하며 일거수일투족이 집중조명되고 있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 외에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현역으로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여야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두 명이 모두 병역 미필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학시절인 1982년 병역검사를 받았는데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큰 부동시로 전시근로역 처분(면제)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불거진 병역 문제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부동시로 운전면허도 취득하지 못했고, 현재도 계단을 오를 때 다소 어려움이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985년 제2국민역(골절후유증에 의한 주관절 내반 주 및 완관절부 불유합좌)로 면제판정을 받았다. 이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어린 시절 상대원 공장을 전전하며 일하던 중 프레스 사고로 왼팔이 부서져 6급 장애인이 돼 1985년 5월 (징병신체검사에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면제 됐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자 두 명도 군 복무를 안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시국사범 수형으로 병역 면제된 경우로, 19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에 선출된 뒤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되면서 1985년 소집면제 판정을 받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시국 사건으로 인한 폭력 전과로 면제됐다. 윤 원내대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서울대 민간인 감금 폭행사건(1984년 9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내의 타학교 학생과 민간인 등 4명을 정보기관의 프락치로 몰아 감금 폭행)에 연루되어 1985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10월을 선고받았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2인자인 김부겸 국무총리도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 김 총리는 1978년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과 1980년 5.17계엄령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징역형이 확정되어 수형 생활을 하게 되면서 병역이 면제되었다. 이와 관련 김 총리는 2017년 6월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수형 사실이 있어서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물을 흐린다고 해서(현역 입대하지 않았다)…. 2대 독자이기 때문에 애초 보충역에 편입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2007년 1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이미지브라우저개발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복무했다. 산업기능요원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중 일부를 선발해 현역으로 복무하는 대신,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 대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표의 군 복무 관련 2012년 2월 강용석 변호사가 근무지 이탈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했었다. 2010년 이 대표가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지식경제부주관 ‘SW 마에스트로 사업’에 참여할 당시 회사를 수차례 이탈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추후 이 대표가 공개한 병무청 감사결과 문서에 따르면 오히려 외출시간보다 대체근무를 더 많이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 감사결과 문서에는 “이준석의 경우 근무 중 SW마에스트로 연수 참여는 지경부로부터 받은 연수기록사항과 지정업체의 지문인식시스템에 의한 출퇴근 관리기록을 근거로 하여 직접 지정업체를 방문하여 실태조사한 결과,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지정업체장에게 사전 보고하여 외출 승인을 받았고 SW마에스트로 연수에 참여하기 위한 외출시간(41시간 30분) 보다 대체근무(56시간 30분)를 많이 한 것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