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 쿠팡 회원가입은 했으나 이용한 적은 거의 없다.
1) 처음엔 자본의 힘으로 경쟁사 누르려고 자금 쏟아붓는 것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2) 뭐가 그리 급하다고 로켓배송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의도적으로 멀리 했다.
3) 택배원들이 죽어나가는 데 근본적 해결 없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보고 이미지를 바꿀 생각이 없구나 싶어 더 멀리 했다.
4) 국제홍보수업시간에 "당신이 쿠팡의 홍보컨설턴트라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 논하라"가 이번 학기 중간고사 시험문제였다. 우리는 쿠팡이 이미지를 바꾸려면 정책을 바꿔야 하는데 별로 변할 것 같지 않으며, 그래서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비용보다 기업의 윤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가 아직 자리잡지 않았음을 꼽았다.
5) 물류센터에 화재로 베테랑 소방관이 순직했다. 쿠팡이 그의 죽음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은 화재 날 사임했다. 그것도 사과 한 마디 없이…
SNS에서 쿠팡의 회원탈퇴 인증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명목회원일 뿐이지만 나도 이 대열에 동참하겠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 사태의 잠재적 공범이라는 반성이 없다면 이런 사태는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다.
쿠팡은 갑작스럽게 이번 일로 소비자를 배신한 게 아니다. 물론 참다 참다 터질 게 터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배신은 수많은 징조 후에야 나타난다. 소비자가 전조증상을 느꼈을 때 제대로 반응했다면 터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앞으로는 위험의 예고에 좀 더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성숙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