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계시는 교육계의 원로 H 선생(96세)이 오랜만에 전화를 주셨다. 정권도 바뀌고 계절도 춘삼월호시절(春三月好時節)이 돌아왔으니 산촌의 봄 풍경이나 한번 둘러보고 가라 권하시며 한 말씀 하셨다. 배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이다영·이재영 자매가 어린 시절 학교폭력 혐의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된 것과 전과4범의 이재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차별에 대해 크게 질타하는 말씀이었다.
H 선생의 말씀을 요약 정리하면 이렇다.
이다영·이재영 자매 선수가 철없던 어린 시절 저지른 잘못으로 한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제명이란 가혹한 징계를 받았다.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국내에서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국제이적 동의서를 발급받아 그리스, 루마니아 등지를 선수 낭인으로 떠돌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배구 국가대표팀의 간판 세터로 국제대회에서 한국 배구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도 어린 시절 철없이 저지른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괴롭힌 죄과에 대해 아주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국가대표 영구 제명이 바로 그 형벌이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재명은 전과4범이라는 멍에를 쓰고도 뻔뻔스럽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낙선하고도 인천 계양을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주당의 전략공천 후보 확정 등 꽃길만 걷고 있다. 바로 이런 것이 시궁창같은 한국 사회와 썩은 정치판의 단면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지적이었다. 이다영·이재영 선수는 어린 시절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선수로서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도 했지만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반면 죄질(罪質)이 아주 나쁜 정치인 이재명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가 아닌가? 이렇게 뻔뻔스럽고 지저분하며 철면피한 작태가 계속되는 것은 국가의 앞날이 암울한 것 이닌가? 국민 교육에 평생을 바친 한 사람으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이 치솟아올라 참을 수 없다고 했다.
이다영과 이재영, 그리고 이재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 시각과 편견과 편 가르기는 망국으로 가는 험로가 아닐 수 없다. 원로 교육자의 불호령같은 목소리가 귓전을 멤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