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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에서 聖人 된 잔다르크처럼 박근혜도 명예 회복돼야! <조갑제TV 녹취> 박근혜(박다르크)도 잔다르크처럼 ‘정치적 화형’을 당한 것! 조갑제닷컴  |  2022-07-03

프랑스 노르망디의 주도(州都) 루앙은 오후 9시인데도 위도가 높으니 아직 햇살이 남아있다. 루앙은 노르망디 공국의 수도였다는 권위가 잘 스며 있는 근사한 도시이다. 깨끗하기도 하고 좋은 건축물이 많다. 인구는 11만이다. 센강 옆에 있어서 일종의 항구 역할도 하고 있다. 


머물고 있는 래디슨 호텔 옆에 원추형 건물(Donjon de Rouen)이 있다. 13세기에 지은 망루(望樓)로 성의 일부이다. 보루(堡壘)이기도 하고 전망대이기도 하고 감옥소이기도 했다. 이 망루는 잔 다르크와 관계가 있다. 1431년 잔 다르크가 영국군의 포로가 된 상태에서 종교재판을 받고 마녀로 규정되어 화형(火刑)을 당한다. 1431년 5월30일 루앙 시내의 한 광장(現 Place du Vieux Marché)에서 화형당한다. 화형당하기 전 영국군 포로 상태에서, 이 건축물의 지하에 있었을 것이다. 그 감옥에 수감되어 종교재판 심문을 받고 바로 화형되었다. 화형은 아주 잔인한 형벌이다. 교수형, 참수형은 순간적으로 끝나지만 화형은 자신의 몸이 타들어가는 것을 의식해야 되니까, 마녀라든지 이단을 화형시켜 기를 죽이는 중세 유럽의 아주 잔인한 처형방식이다. 그때 잔 다르크가 19살이었다. 


글도 모르고 전쟁 경험도 없는 17세 소녀가 “천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해서 도망다니던 샤를7세를 찾아갔다. “저에게 군대를 주십시오” 간청했던 그 소녀를 보고 샤를7세가 감동해 프랑스군을 맡겼다. 17살에 프랑스군의 지휘관이 된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군을 상대로 연전연승(連戰連勝)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신화(神話)가 아니다. 당시 전사(戰史) 기록에 남아있다. 영국군, 프랑스군 기록에 다 남아있으니 사실이다. 


그때 잉글랜드군은 프랑스 국토의 거의 반을 차지했다. 파리도 점령하고 있었다. 부르고뉴 지방은 공국(公國)이었는데 프랑스에 반역해서 잉글랜드와 손을 잡았다. 샤를7세는 즉위식도 올리지 못하고 도망다니고 있었는데 잔 다르크의 연전연승으로 드디어 왕위에 오른다. 실지(失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때 잔 다르크는 강경노선을 편다. “끝까지 잉글랜드군을 프랑스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 그러나 샤를7세는 형편이 좋아지니까 잉글랜드나 부르고뉴를 상대로 협상을 하려고 했다. 샤를7세는 강경론을 펴는 잔 다르크가 아마 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전투에서 부르고뉴군의 포로가 된 잔 다르크를 부르고뉴군이 잉글랜드군에 돈을 받고 팔아 넘긴다. 일자무식인 잔 다르크가 종교재판관의 심문에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답변한다. 그 기록이 다 남아있다. 종교재판 심문관이 이렇게 묻는다.

“자네는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는가?”

거기에 대답을 잘못하면 바로 화형되는 순간인데 잔 다르크는 명답을 해 빠져나간다.

“내가 은총을 받지 않았다면 하나님께 은총을 내려주기를 비오며, 은총을 받았다면 더 큰 은총을 내려주기를 비옵나이다.”

그러나 그 종교재판은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 그리하여 화형에 처해졌다. 참으로 원통한 일이다. 2년간의 전투를 통해서 프랑스를 구한 19세 소녀가 이단으로 몰려 화형되었다. 


20여년 뒤 결국 잉글랜드군이 프랑스에서 몰려나간다. 100년 전쟁이 완전히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렇게 되니 잔 다르크에 대한 재심(再審)이 이뤄져 ‘이 재판이 잘못되었다’고 된다. (잔 다르크를 이단으로 판단한) 재판장이 오히려 이단으로 몰린다. 그리하여 프랑스 사람들 마음속에 ‘지난 1000년 가장 위대한 프랑스인’ 여론조사를 하면 나폴레옹과 잔 다르크가 꼽히게 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프랑스 천주교회에서 잔 다르크를 성인(聖人)으로 추존한다. 완전한 명예 회복이 된 것이다.


한국에도 잔 다르크라고 불렸던 사람이 있다. 바로 박 다르크,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사태의 역풍을 맞아 당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한나라당의 대표로 뽑혀 ‘2004년 4월 총선에서 의외로 선전을 해 한나라당을 구했다’ 해서 잔 다르크에 비유해 ‘박 다르크’라고 했다. 선거의 여왕이라고도 했다. 2006년에는 박근혜 대표가 지휘해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싹쓸이했다. 그 여세를 몰아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와 아슬아슬하게 이명박 후보에게 졌다. 사실은 그때 당원 투표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이겼는데 여론조사에서 져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접전으로 해서 박근혜, 이명박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졌고 2016년, 2017년에 걸친 탄핵 사태의 한 원인이 된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이겼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고 신라시대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이때까지는 대한민국을 구한 한국의 잔 다르크, 박 다르크라는 말이 맞았다. 또 잔 다르크와 비교가 되는 대목이, 잔 다르크처럼 정치적 화형을 당한 것이다. 종교재판에 비유되는 탄핵재판을 통해서 대통령직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이고 특검 수사를 받아 징역 22년을 선고받아 근 5년동안 복역했다. 완전히 정치적 화형이다. 그런 점에서 잔 다르크와 비슷하다. 가장 비슷한 대목은 잔 다르크에 대한 종교재판이 엉터리였던 것처럼 박 다르크에 대한 탄핵재판도 엉터리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심판받게 될 것이다. 8 대 0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파면을 선언한 그 탄핵재판은, 진행 과정이라든지 결정문이라든지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법치를 상당히 후퇴시킨, 사실도 맞지 않고 법리(法理)도 안 맞고 정치적 판단에서도 어긋나는 엉터리 재판이다. 한국 법치의 불명예이다. 


징역 22년이 도대체 뭔가? 감옥에서 죽으라는 이야기 아니었겠나? 그러나 국민여론이 살아있었고 잔 다르크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애착이 결국 잔 다르크를 명예 회복시킨 것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미안한 생각, 동정심 이런 것이 결국 박 전 대통령을 지난 연말 문재인이 사면하도록 만듦으로써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잔 다르크처럼 명예 회복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연 파면당하고 징역 22년을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처럼 이적(利敵)행동을 했나? 문재인처럼 반역했나? 문재인처럼 김정은 심부름꾼 노릇을 했나? 도대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뇌물이 단 한 푼이라도 있나? 그런데 어떻게 뇌물죄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나? 그러니까 이것이 정치적 화형이라는 거다. 화형을 선고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21세기판 화형이었다. 


이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의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론 잘못한 게 있다. 그러나 파면에 징역 22년, 이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박근혜 시대를 살았던 사람,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을 적폐로 몰아 역사에서 지우려고 했던 그리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지우려고 했던 거대한 음모의 희생물이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말 잔 다르크와 닮았다. 잔 다르크처럼 한국의 자유민주 세력을 지켜냈더니 보수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서 (희생됐다). 잔 다르크도 프랑스의 분열로 희생된 것이다. 부르고뉴가 프랑스를 반역한 것처럼 일단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좌파와 손잡고 박근혜를 배신한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결론도 같았으면 좋겠다. 잔 다르크가 명예 회복되었듯이 박근혜 전 대통령도 명예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그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한국 보수 운동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둔중한 석탑 안에서 잔 다르크가 종교재판 받으면서 화형을 앞두고 기도했던 또는 고문받으며 신음했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의 잔 다르크라면, 명예 회복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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