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CNN 인터넷판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The Netflix Effect': Why Western Women Heading to South Korea in Search of Love.]
‘넷플릭스 효과': 왜 서양여성들이 사랑을 찾아서 한국으로 몰려가는가
읽어보니 웃음도 나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나 K-Pop을 네플릭스를 통해 본 수많은 서양여성들이 한국엔 현빈 같은 멋진 남자들이 실제로 많이 있다고 생각(착각)하고 한국에 와서 데이트를 시도하다가 낭패를 당하고 돌아가고 있다는 대목이 이 기사의 핵심이다. 이런 여성들 중엔 일반적인 관광은 단념하고 호스텔에 틀어박혀 종일 텔레비전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만 보고 어두워지면 외출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여덟 개 호스텔에 묵고 있는 123명을 인터뷰한 이민주 씨의 논문을 요약한 기사이다.
이 기사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중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진 점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약230만 명의 여성과 290만 명의 남성이 한국을 찾았는데 2019년엔 약1000만 명의 여성과 약670만 명의 남성이 입국했다.
사랑을 찾아 한국에 온 이들중엔 유럽과 북미의 여성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현빈 공유 같은 남자 주인공들의 이미지에 현혹되어 한국남자들도 그렇게 로맨틱하고, 참을성이 있으며, 여성을 존중해주고, 옷도 잘 입는 멋쟁이들인 줄 생각하고 데이트 상대를 찾아 한국에 온 이들은 본국의 남자들에게 실망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레이스 소튼이란 25세의 영국 여성은 정원사인데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2021년 한국을 찾았다. 볼품 없는 영국 남성들과 드라마의 멋진 한국 남성들을 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미지는 '한국남자들은 신사적이고, 정중하며, 매력적이고, 로맨틱하고, 기사도 정신이 강하고, 여성을 존중하며, 옷도 잘 입는다.' 원드라 무어라는 27세의 영어교사는 워싱턴에서 살다가 2017년 한국에 와서 데이트를 하려고 했으나 실망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남자들을 만나 보니 환상이 깨졌다고 한다. 인종차별적이고, 성적으로 접근하며, 외국여성이라고 함부러 대하더라고 한다.
모로코의 20세 대학생 미나 양은 작년 부산에 왔는데, 드라마를 통하여 한국남성들은 '여성을 존중하고, 잘 생기고, 돈이 많으면서도 상대를 지켜주는' 신사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실제상황에서 박살이 났다. 바에 가서 신체적 접촉을 당하고, 거리에서는 성적 모욕을 당했으며 외국여성들은 성적의식이 헤프다는 선입견을 가진 남자들을 만나곤 실망했다. '한국남자들도 우리를 일시적 향략 대상으로 여기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역시 남자는 남자다, 인간은 어디서나 똑 같다'면서 귀국, 그 이후로는 한국 드라마도 안 보고 데이트도 단념했다고 한다.
CNN은, 짝을 찾지 못하고 돌아간 여성들의 감상을 소개했는데, "내가 잘못했다. 재시도하겠다" "한국남성들이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사는 나라의 데이트 시장이 별로라서 대안을 찾아서 나섰던 것" "세계 어딘가에는 이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그런 분이 있을 것이다"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