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실력은 지식만으로 부족하다. 지식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알파를 끼, 깡, 꼴이라고 표현했다. 끼(가 많아야 하고), 깡(이 세야 하고), 꼴(이 좋아야) 출세한다는 것이다.
요즘 신문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보면 ‘지식 + 끼·깡·꼴= 진짜 실력’ 이란 그 말이 새삼 떠오른다. 경기고-서울법대-사법고시라는 전통적인 엘리뜨 코스를 밟았고 현재 감사원장까지 하고 있으니 지식은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원전 감사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권의 불법에 단호히 맞서는 모습을 보면 ‘깡’도 대단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꼴’이 좋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이낙연과 비교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 보일 만큼 꼴이 월등히 좋고, 내가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윤석렬보다도 훨신 좋아 보인다.
대깨문들이 문재인이 경남고 재학 시절 회동수원지로 소풍갈 때 다리 불편한 친구를 업고 간 이야기를 수도 없이 떠벌리는데, 최재형은 고교 2학년 때부터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졸업할 때까지 2년 내내 등하교를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 시절에도 같이 서울대에 진학한 그 친구의 통학을 도왔고 함께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2년 동안 사법연수원을 출퇴근할 때 이 친구를 업고 다녔다고 한다. 문재인은 하루 봉사했지만, 최재형은 무려 8년동안 친구를 업고 다녔다. 게다가 남의 자식을 둘이나 입양하여 친자식처럼 키우고 있다. 실력도 있고 ‘깡’도 세고 ‘꼴’도 좋은데다가, 우리 나라 유권자(특히 젊은층)들이 좋아하는 천사표 이미지까지 갖고 있다. 그기다 과거의 탄핵과도 무관하고 정치색도 없는 완전히 따끈따끈한 新品이어서 현 집권세력으로부터의 공격이나 정치 공작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만약 최재형 감사원장이 反문재인 연대의 단일 후보로 나선다면 여당의 어느 후보가 나와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문제는 본인의 권력 의지다. ‘끼’가 있느냐 여부다. 그러나 우리처럼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미국의 역사를 보면 ‘끼’가 없어도 대통령 된 사람도 많이 있다.
군인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미국 대통령들은 전부 정치 문외한들이었다. 해리슨, 테일러, 그랜트, 아이젠하워, 이 네 사람은 정치적인 경력이나 자원이 全無했고, 본인 스스로도 대통령 출마는 전혀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12대 대통령인 테일러는 자신이 출마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해 본 것이 태어나서 처음 해본 투표였다고 한다.
실력도 출중하고 ‘깡’도 있고 ‘꼴’도 좋고 이미지도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후보가 있는데 ‘끼’가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투표 조차 해 본적이 없는 군인을 데려와 대통령 만들어 낸 미국 공화당을 벤치마킹 해 보면 안될까? 이기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그 보다 더한 일도 못할게 뭐있나? 촛불반역정권의 집권 연장을 저지시켜 나라 구하겠다는 사명감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