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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숭고한 운동권 학생을 간첩과 동렬에 놓다니 무학산  |  2021-04-17  |  조회 : 103  |  찬성 : 0  |  반대 : 0

김장실 참판 어른의 노래와 노래 소개가 있다 홍도야 울지마라이다 홍도야 울지마라를 바탕으로 글을 써다가 나중에야 우리가 바탕삼은 것은 홍도야 울지 마라가 아니라 이수일과 심순애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두 이야기를 잘 혼동한다

 

동네 가설극장이나 서커스단에서 이수일과 심순애 연극을 하고 나면 김중배 역을 했던 이는 숨어 있어야 했다 동네 청년들이 몰려와서 심순애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김중배 역을 때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런 일이 없을까? 없기는커녕 더 하다.

 

세월이 흘러 70년대가 되자 고층 빌딩이 경쟁하듯 들어서고 산업 연기는 하늘을 뒤덮었으며 자동차가 물결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네 정신문화는 제자리였던 일이 있다 70년대 미국 영화 The Postman allways rings twice우체부는 두 번 벨을 누른다라는 제목으로 국내 상영을 하려 하자 우체부들이 우체부를 모욕했다며 데모를 했다 그래서 제목을 그냥 원제대로 하고 상영했다 이런 식이다면 예술 작품 하나도 대중의 눈치를 보고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무슨 발전이 있겠나?

 

그로부터 반 백년이 지나 2021년이 되었지만 저런 일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방영도 안 한 드라마 내용을 두고 운동권 세력이 성을 내었다 1987년 서울.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의 남자가 뛰어든다. 시대를 위해 싸우는 운동권 학생이라고 확신한 여주인공은 감시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다. 어느새 사랑에 빠진 그가 무장간첩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이 시놉시스 하나로 20부작 드라마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조선닷컴 410일 보도)

무장 간첩을 숭고한 운동권 학생으로 그렸다는 죄목으로 예술이 절단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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