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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무학산  |  2021-04-18  |  조회 : 86  |  찬성 : 0  |  반대 : 0

마산에 큰 내가 두 개 있다 회원천과 교방천인데 교방천을 경계로 마산이 합포구와 회원구로 갈라진다 이 두 하천이 상남동. 오동동 쯤에 이르면 하나로 합쳐지고 이내 바다로 변한다 지금은 원상복구되었지만, 두 하천이 하나가 된 오동동 지역 부분을 70년대에 복개하여 상가로 만들었다 그 이름이 오동동 자유 아케이드였다 마산이 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성. 한국철강 등을 뒷배 삼아 전성기를 누리던 때였고, 수출자유지역 정문 부근인 오동동에 상가가 부족하여 아케이드를 지었던 것이다.

 

자유 아케이드에 자유 다방이란 음악다방이 있었다 일급 가수 조XX가 무명 시절에 거기서 DJ를 했고 동네 터줏대감인 우리들이 더러 괴롭혔다 자유 다방맞은편 길 건너에 역시 음악다방인 꿈 다방이 있었다 다방 레지들이 창문 너머로 내다보면서 오빠야. 우리집엔 와 안 오노?” 하면 우리들이 가시나들아. 갈꺼마면서 낄낄거렸다

 

하루는 언제나처럼 어울려서 꿈다방에 갔다 평소엔 손님들을 위해 우리는 노래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그 날은 신청하고 싶어서 레지더러 볼편을 가져오라하니 오빠. 볼펜 쓸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대답했다 그때는 볼펜은 흔치 않았지만 성냥과 재떨이는 탁자마다 놓여 있었다 그러더니 아가씨가 성냥을 그어 불을 일으키고 잠시 후에 입으로 후 불어 끄고선 불탄 성냥개비로 신청곡목을 적었다 재미있는 지혜였다 박정희 각하가 천지개벽을 야무지게 하여, 귀한 볼펜은 흔하게 하고 성냥은 없어도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감사함에 때때로 하늘을 보며 화살 묵념을 한다 

 

그때는 볼펜 쓰는 것도 차례를 기다렸다 그렇게 수고하여 노래를 신청했지만 지금은 그런 수고가 없어도 좋다 음악다방의 DJ는 신청곡이 많고 적음에 따라 월급이 정해졌었다 김장실 참판도 신청곡이 쫙 밀리면 기뻐할지 모른다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회원님들이 신청곡으로써 참판 어른을 바쁘도록 괴롭히면 어떨까? 조갑제닷컴도 노래를 신청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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