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억이란 참 이상하다 수학 공식을 달달 외웠건만 얼마 안 가서 잊고 만다. 반면에 나하고는 아무 관계 없는 일이 평생토록 잊히지 않기도 한다 거제도를 드라이브하다가 모르는 노인이 바닷가에 혼자 처연하게 앉아 있던 모습을 보았다 그 광경이 2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머리에 남아 있다 그 노인이 실제로 처연했는지 아니면 콧노래를 부르며 바다 감상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조갑제 선생님의 저서 “박정희 전집”에 김신조 무리에게 잡힌 나무꾼 형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형제가 기지를 발휘하여 풀려나서 먼 길을 달려 신고를 했다 이 장면을 조갑제 선생은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살았다.” 이 문장을 읽은 지 몇십 년이 되었건만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 중앙일보에《드디어 마스크 벗었다, 이스라엘은 야외파티중》이란 기사가 있다 조갑제 선생이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살았다.” 고 한 그 때 이후, 변함없이 이스라엘처럼 살았다면 우리도 마스크를 벗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