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정부의 '용암 수능' 때려잡기》나 따위가 감히 칭찬하건대 아주 잘 쓴 좋은 칼럼이다 더구나 내 속을 뻥 뚫어주기에 더욱 박수를 보낸다
칼럼의 허두는 이렇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올해 영어 과목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10일 사퇴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영어가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이 혼란을 겪었다”며 “수능 출제 전반을 조사해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내가 볼 때 인용이라기보다 비판으로 보인다 그래서 속이 뚫린 것이다
간절하기는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무엇이건대 교육부 장관을 제치고 자기가 나서서 저런 말을 하나. 비서실장은 하나의 그림자로서 있는 듯 없는 듯해야 맡은 일에 유능한 사람이고, 더욱 뛰어난 비서실장은 스스로 자기 그림자를 감추려 하는 사람이다 그러한데 자기가 책임까지 규명하겠다니 말이 되나? 우리나라의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큰 책임은 정치인이 국리민복 할 생각보다는 종교인 행세를 하여 양심가임을 보여 주는 데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비서실장이 정치 전면에 나선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저 발언을 한 이틀 만에 평가원장이 사퇴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왜 ”현지 누나“가 저러고 비서실장이 저러는가. 시장통에는 “전재수도 ‘현지 누나’가 사퇴하라고 해서 갑자기 사퇴했나?”는 우스개가 떠돌고 있는 판에 비서실장도 한몫 거들 것인가.
비서실장이 앞에 나서서 떠드는 것은 좌파 정부 때에 유달리 많았다 특히 문재인 때 두드려졌고 전방 시찰까지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 정권이 불안정하거나 정통성이 부족하거나 치자가 무능할 때 저런 일이 흔했다
시의적절하고 좋은 칼럼이긴 하지만 수능 제도에 대한 구체적 대안 제시가 미흡해 보인다 좋은 글에 옥의 티 같아서 마음으로 탄식하며 내가 주제넘고 같잖게 대안을 말한다
“정부가 무슨 권력인 양 틀어쥐지 말고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돌려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