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닷컴

외물(外物)을 즐기되 마음은 뺏기지 말아야 무학산(회원)  |  2024-04-24
다음은 플루타코스 영웅전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아테네 사람들이 아리스테이데스의 추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패각 투표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식한 시골 사람 하나가 아리스테이데스를 그냥 지나가는 사람으로 알고서 패각을 내밀며 부탁하였다
  
  “저 여기다 아리스테이데스라고 써줄 수 없겠오?”
  이 말에 놀란 아리스테이데스는 이렇게 물었다.
  
  “아리스테이데스가 당신에게 무슨 몹쓸 짓이라도 하였오?”
  그러자 그 사람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뇨. 아무 짓도 한 적이 없어요. 난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하는데, 그저 어딜 가더라도
  ‘정의의 사람. 정의의 사람’ 하는 소리에 그만 역정이 낫단 말이오.”
  
  이 말을 들은 아리스테이데스는 말없이 조개 껍질에 자기 이름을 적어 그 사내에게 넘겨주었다
  
  푸바오란 곰 한 마리가 중국에 갔다. 가지 말라고 울면서 외친 사람도 있었다. 신문에 난 사진에는 곰과의 이별을 서러워한 사람들이 인산인해로 모여 있었다. 중국에 가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대접’을 받기는커녕 손가락으로 푹푹 찌르는 대접을 받았다. 곰에게 그런다고 성을 낸 우리 언론이었으니 내가 ‘곰 한 마리’라 말한 것에도 성을 낼 것이다. 저러는 중국이 정상일까, 동물을 인격화까지 하는 우리가 정상일까?
  
  또 하나 국민 단위로 휩쓸리는 게 있다. 화엄사 홍매화다. 매화가 필 때쯤이면 화엄사 홍매화 찬미 소리에 TV를 끄고 싶고 신문을 덮고 싶어진다. 하는 짓들이 너무 지나쳐 보여. 홍매화가 경상도에 있는 물건이라도 저럴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람들이 한동훈. 한동훈 해쌓는 바람에 슬그머니 그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평소 안 보이던 그의 단점이 보이고, 그가 박근혜에게 모질게 한 나의 원수였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곰 새끼 하나를 인격화하는 것이나, 나무 등걸 하나에 정신줄을 놓은 것이나, 한동훈. 한동훈 해쌓던 것. 그 모두가 집단 히스테리 아닐까?
  • 白丁 2024-04-25 오후 8:30:00
    스스로 사유할 능력이 없는 한국 개돼지가붕개들의 집단 히스테리 근성을 잘 간파한게 소위 진보를 참칭하는 종북좌익 세력이다. 그래서 권력 잡으면 제일 먼저 한 짓이 방송,언론 장악이었지. 한국인들의 근성을 레밍스에 비유햇다는 주한미군사령관이 통찰력에 감탄한다.
  • 글쓴이
  • 비밀번호
  •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