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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 카메라 없는 것이 못 잡는 이유? 무학산(회원)  |  2024-07-24
<조선일보의 우스운 사건 분석>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봉화 '농약 커피' 미스터리…5명 중 1명은 사흘 뒤 쓰러져》저 사건을 아는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나 같은 호사가는 빠짐없이 저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저 기사에서 따로 그림과 글로써 “경북 봉화 농약사건의 의문점 4가지”란 것을 제시하고 설명했다. 그 마지막 의문점이란 게 우습다 이렇게 돼 있다.
  
  “4. 왜 아직도 못잡나”라 써놓고 이렇게 설명했.다 “경로당 안에 방범 카메라 없음. 시골이라 블랙박스 영상도 구하기 어려워”
  
  방범 카메라 없고 블랙박스 없는 것이 못 잡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될 수 없다고 본다. 저 말은 언론이 아닌 경찰이 할 말이다. 범인을 왜 빨리 안 잡냐? 란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 못 견뎌 경찰이 하소연을 할 때에 어울리는 말인 것이다. 경찰이 그렇게 하소연하면 구경꾼은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언론이 앞질러 저러는 데에는 헛웃음만 나온다. 방범 카메라가 없고 블랙박스가 없을 때도 잘만 잡았다.
  
  우리 어릴 때 마산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강도사건조차 없던 시골에서 대낮 살인사건이 터졌으니 마산이 발칵 뒤집어졌었다. 내용인즉 이랬다. 어떤 극장에서 영화 선전용 간판을 그리고 살던 젊은이가 그 극장 사장 딸인 여고생을 짝사랑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받아주지 않았다. 이에 분노감과 절망감에 칼을 품고 여고생의 졸업식장으로 갔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오는 여학생의 목을 찔러 즉사케 했다.
  
  경찰이 간판쟁이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도주하여 무학산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밤에 가서 잡았다. 늦은 아침에 일어난 사건을 그날 밤에 해결한 것이다. 방범 카메라도. 블랙박스도 없을 때에.
  
  방범 카메라도 없고 블랙박스도 없을 때에 우리 경찰의 수사력을 세계가 부러워했다. 그런 경찰을 향해 구경꾼이 방범 카메라도 없다 블랙박스도 없다며 엉뚱한 소리를 하면 어쩌자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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