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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은 괜찮고 김건희는 안 된다? 무학산(회원)  |  2024-07-27
<가장 무성의한 사과를 하는 언론이 남더러는>
  
  오늘 조선일보 사설 중에《검사 앞에서 했다는 사과, 국민 앞에서 하길》이란 제목으로 된 게 있다. 영부인(이하 씨로 대체) 김건희를 두고 한 말임을 모를 사람은 없다. 더민당은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고선 상대가 사과를 하면 숙지근해지는 게 아니라 더 거칠게 덤빈다. 저 제목이 영판 더민당 짓거리다.
  
  김건희 씨를 싸고돌 생각은 없지만 저 사설의 내용은 더민당의 주장을 그대로 사설에 옮겨놓은 것 같다. 조선일보란 이름을 가리고 읽으면 더민당 대변인의 말로 들리고도 남을만하다. 사설의 주장이 더민당의 주장과 같으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할 말이 없기에 똑같은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는 이야기이다. 길바닥 사람인 나도, 내가 상대에게 하려던 비판을 제3자가 먼저 해버리면 나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사설은 현직 대통령 부인이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느니. 전직 대통령, 전직 대통령 부인들도 다 검찰청사에서 조사받았느니 말하는데 모두 의미 없는 말이다. 저런 사람들이 조사받은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 반민주주의가 된다. 모든 국민은 잘못이 있다면 조사받을 의무가 있다. 거기에 누구는 처음 조사 받았느니 누구는 검찰청에서 조사받았느니 할 게 뭐 있나. 그게 그렇게 대단한 것이라면 김건희 씨는 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처음으로 조사당했으니 그는 차라리 민주주의 실천에 이바지한 셈이고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 남긴 셈이다. 그래서 이 다음에는 검찰이 부담감없이 영부인을 부르고 조사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이 퇴임한 후, 감사원이 서면조사를 하려 하자 문재인이 도리어 “무례하다”며 성을 내었다. 여기에 비하면 김건희 씨의 검찰 조사 받음은 어떤가?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사설까지 써서 검사 앞에서 했다는 사과, 국민 앞에서 하라고 했다.
  
  김건희 씨가 겨우 3백만 원 남짓한 손가방 하나 받은 것을 갖고 윤 대통령도 사과했고 이번에 검찰 앞에서이기는 하지만 김건희 씨도 사과했다. 그러자 또 국민 앞에서 사과하라 했다. 검찰 앞에서 사과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서 사과하라는 조선일보는 김정숙의 타지마할 관광에 따른 국고 낭비에 대해 사과하라 한 적이 있는가. 관봉권 띠지가 붙어있는 5만원권 다발을 옷 구입에 사용한 것은 어디서 난 돈인가 물어는 보았나? 김정숙은 괜찮고 김건희는 안 된다면 이는 선택적 정의다. 이따위 정의 앞에 누가 옷깃을 여미겠는가.
  
  김건희 씨가 잘했다는 말은 아니다. 잘못을 나무라는 자세 역시 잘못돼 보이기에 하는 말일 뿐이다. 따분한 말이겠지만, 타인의 잘못을 나무라자면 자신의 판단부터 곧아야 하고, 무사공정(無私公正)하게 나무라야 하고, 남이 써먹었던 말로써는 나무라지 않아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은 그런 것도 없이 되는대로 나무란 것 같다. 메이저 언론의 사설은 적어도 독자가 읽고서 고개를 끄덕이게는 해야 한다. 도리어 독자에게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면 조선일보도 국민 앞에서 사과할 건가? 조선 천지에서 가장 무성의한 사과는 언론의 사과 아니든가?
  • 白丁 2024-07-28 오전 5:38:00
    “조선 천지에서 가장 무성의한 사과는 언론의 사과 아니든가?” 조선일보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셨습니다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 조선이 한 짓을 우리는 알고있지. 사기 탄핵이었음이 밝혀진 후에 조선이 더불당 탄핵에 부화뇌동한 짓에 대해 박근혜에게 사과했나? 문재인,이재명 좌파 양아치들은 무서워 찍소리 못하고 만만한 우파에게만 언론이랍시고 큰소리치는 비겁한 신문. 대한민국은 기자새끼들하고 교수새끼들때문에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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