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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만 개고기를 먹는 줄 알았다" bestkorea(회원)  |  2024-09-13
2024, 트럼프와 해리스의 첫 TV 대선 토론을 봤다. 토론 주제는 경제, 불법 이민자들, 낙태권, 치안이었다. 트럼프의 여러 발언 가운데 특히 내 귀에 강하게 와 닿은 것이 있었다. 오하이오 스프링필드에 사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집 강아지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하는 발언이었다. 진행자는 바로 펙트첵크를 해서 그것은 사실이 아님을 지적했다. 트럼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해리스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어넘겼다. 그러나 미국에 온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발언은 이미 전 세계에 생중계로 퍼져나갔다. 이는 한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제사회에 개고기 문제가 대두된 것은 1980년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한국인들은 개고기 먹는 걸 멈춰야 한다는 비난 발언으로 시작됐다. 그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절정에 달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는 계속 한국인들의 개고기 금지 규탄 시위를 이어갔다. 세계로 퍼졌다. 한국 제품 불매 운동도 벌리며, 대통령 DJ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이렇게 온 세계에 벌집 쑤시듯 건드린 사람은 김홍신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난데없이 개고기 식용은 한국 고유의 식문화이므로 이를 법제화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함으로써 야기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헛발질이었다. 오히려 그 부작용이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암튼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러 한국에서의 개고기(보신탕) 식용 문제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 단, 이번 트럼프의 개고기 발언으로 많은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들, 특히 한국을 여행한 이들은 당시 그들이 목격한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잊지 못할 것이다. 원래 불쾌한 기억도 잘 잊히지 않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것을 이번 트럼프가, 물론 한국을 거론한 건 아니지만, 개고기하면 한국에서 경험한 불쾌한 것을 다시 연상시킨 결과를 낳았다. 그것이 미국 신문 댓글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번 주입된 불쾌한 기억과 이미지는 오랫동안 부정적 이미지를 낳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트럼프의 개고기 발언은 매우 유감이다.
  
  **ABC News 와 **BBC 등 대부분의 매체들은 트럼프의 개고기 발언을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요일 대선 토론에서 오하이오주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집의 개와 다른 애완동물을 먹는다는 근거 없는 선정적인 주장을 반복했습니다.-ABC” "불법 이민자들이 이웃집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완동물을 잡아먹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안타깝습니다. -BBC"
  
  외국 신문에 실링 개고기에 대한 댓글들;
  
  *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다. 그들은 인간을 치유하는 능력도 있다. 그런 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Dog’re man's best friend. Means they also have healing ability, and, i mean, that's basically what best friends are for.)
  
  *개를 해쳐선 안 된다. 개와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개가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개는 어떤 인간보다 충성도가 높다.
  (No body should hurt a Dog, you will never understand that Dog is Man Best Friend until you live with one, they are more loyal than some Humans.)
  
  *아이티 사람들도 개를 먹는다니 매우 슬프다! 개는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나는 한국인만 개를 먹는다고 생각했다.
  (It's very sad, that Haitians also eat dogs! A dog is a best man's friend. I thought that dogs are only eaten in Korea.
  
  *나는 6년 동안 개를 키웠다. 그런 개를 저녁 밥상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I’ve had my dog for six years and I cannot imagine putting him on the chopping block for dinner, no way!)
  
  *개 도살은 마음에 상처를 준다. 개는 인간을 잘 따르고 위안도 준다. 그들은 인류의 동반자다.
  (Its hurting to kill a dog. They are very friendly and part if the human race because they provide love and care.)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흔하다. 하나의 문화이다. 그러나 그런 관습은 좋지 않다.
  (It's already a culture in Korea to eat the dog, however such a practice is not good.
  
  *개고기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개를 죽이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다.
  (It is inhumane to slaughter a healthy dog.)
  
  *나는 한국 여행 중 그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봤다. 끔찍했다. 한국에는 다른 먹거리 고기가 많았다. 그들이 왜 개고기를 먹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During my trip to Korea, I noticed people eating dog meat. It was dreadful. Korea had a wide variety of food meats. I didn't understand why they ate dog meat.)
  
  *나는 당신을 믿고 따르는 개를 맛있다고 잡아먹으면, 언젠가 개들이 당신과 당신 가족을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I believe that if you eat a dog who believes in and follows you as delectable, dogs will eventually devour you and your family.)
  
  *나는 지금까지 한국인들만 개고기를 먹는 줄 알았다. 이번에 트럼프의 말을 듣고 아이티 사람들도 개고기를 먹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Until today, I thought dog meat was solely eaten by Koreans. Hearing Trump this time, I learned for the first time that Haitians consume dog meat.)
  
  (*이번 트럼프의 개고기 발언으로 내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배낭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외국인 친구들, 특히 서구인들로부터 개고기 질문을 받고 답을 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났다. 그중 하나는 파키스탄 ‘훈자마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다. 한 영국인 친구를 포함 대부분은 끝까지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며(한국인이 개고기를 먹게 된 이유) 더 이상 못 듣겠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던 녀석들의 표정 등등. 그러나 그들의 그런 인식은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국제사회의 보편적 정서였고 가치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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