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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언론의 몰이해…김문수·장동혁이 '尹어게인' 할까 최보식(최보식의 언론) 편집인  |  2025-08-25
김문수·장동혁 '반탄파' 둘 중 하나가 국민의힘 대표로 예정되자, 보수언론 매체들은 국힘당이 절연해야 할 윤석열의 꼬리표를 못 떼고 '윤어게인'이 됐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윤어게인' 비판은 권력의 속성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이다. 야심있는 김문수나 장동혁이 한낱 윤석열의 '아바타'가 되려고 할까. 이들이 그동안 윤에 대해 절대 충성을 바쳐온 신하인가.
  
  권력이란 잡는 순간 자기가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이들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윤을 가장 먼저 지우고 '김문수당'을 만들고 '장동혁당'을 만들 것이다.
  
  4명의 후보 중에서 김문수와 장동혁을 뽑은 것은 '옳은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낳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단순히 친윤계 기득권 세력의 '술수'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다.
  
  이상적으로는 '윤석열'을 떠올리는 모든 과거와 절연하고 새로 태어나는 게 맞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은 꼭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보수 논객들은 책상 위의 당위(當爲)만을 논한다.
  
  지금 국힘당의 상황은 윤(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종속된 것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재명 정권과 연결돼 있다. 전자는 어쩌면 지나간 과거의 일이 됐으나, 후자는 현재 국힘당이 직면하고 있는 공포와 위기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3대 특검의 거센 드라이브는 역설적으로 국힘당의 '생존 본능'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생존 본능보다 더 질기고 강한 것은 세상에 없다.
  
  국힘당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권과 여당이 압도적으로 일방 질주하는 상황에서 후보로 나온 4인(김문수,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중에서 누굴 선택하느냐는 문제가 됐다. 국힘당이 스스로 문을 닫지 않는 한, 자신을 해체해버리겠다는 눈 앞의 적과 맞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이들 후보 4인의 스타일 차이는 금방 비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의 정국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그나마 적격이라고 여겼다. 그는 결점과 실망스러운 점이 많다.
  
  당내 지지세력의 눈치를 보며 계엄과 탄핵에 대해 반대인지 찬성인지 오락가락했다. 대선 과정에서 얻었던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 별명은 이제 더 이상 기억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 진영으로부터 '교활한 노인' '거짓말쟁이' 등 온갖 욕을 다 먹고 있다. 그는 또 청년세대들이 질색할 꼴통 이미지까지 갖고 있다.
  
  그럼에도 난파 직전의 국힘당호(號)를 몰고갈 선장에게 우선 요구되는 자질은 이재명 정권과 잘 맞서는 능력이다. 김문수의 투쟁 관록과 노련함, 인간적 포용력은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낫다.
  
  현 정권과 맞서 논리적으로 맞서 싸우는 능력에서는 장동혁 후보도 뛰어날지 모른다. 내가 보기에 아마 토론에서 그를 대적할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장 후보의 4년 남짓 정치 이력은 너무 짧고, 그 기간 보여준 정치적 변신 행보는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지 않다.
  
  선거에서 패배한 6선의 조경태 후보는 국힘당이 가야 할 옳은 길을 말했지만 당 구성원들의 '생존 본능'을 이해하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는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순발력과 리더십의 약점을 보였다. 어쩔 수 없는 그의 태생적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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