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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한계는 성장의 한계다
무학산(회원)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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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학생일 때의 교육 사조(思潮)는 ‘유전(遺傳)’을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에 노력을 강조했다. 유전을 들먹이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거나 무식한 사람으로 손가락질하기도 한 것은 물론이었다. "천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을 노래처럼 부르고 다녔으니 그 실제의 정도가 이해될 것이다.
유전처럼 내려오던 5천 년 가난을 몰아내자며 정부가 무기력증에 빠져 살던 국민을 일으켜 세울 때에 가장 필요했던 것은 ‘노력과 자조(自助)’였음을 되돌아보면 유전을 타매(唾罵)하고 노력을 강조했던 것은 옳다 그르다를 넘은 애국이었다. 하지만 에디슨도 나머지 1%의 품부한(稟賦.선천적으로 타고난) 영감은 인정했다. 그것이 영감이든 천성이든 열망이든 의지이든 노력으로 대신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러닝크루 탈의 NO, 박수 NO” 공원에 걸린 '4대 금기 사항'》
'4대 금기 사항'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읽어 보니 1 웃옷 벗기 No. 2 박수,함성 No. 3 무리지어 달리기 No. 4 비켜요 비켜 No이다.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며 2열로 안전하게 달립시다. 여긴 모두의 공원입니다.”란 말이 보태어져 있다.
아직도 '2열로…'란 말을 쓴 간판을 세워 놓은 것에 읽은 내가 다 언짢았다. 언제 적 공덕심 교육을 아직도 하는가? 하는 마음에서였다. 우리 시대 사람은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내내 “여러 사람이 함께 길을 길을 때 ‘횡대(橫隊)'로 걷지 말라.”는 학교 교육을 받았다. 한길이든 골목이든 여러 사람이 횡대로 쭉 늘어서서 걸으면 다른 사람의 보행권을 뺏는 짓이다. 하물며 여러 사람이 우 몰려서 무질서하게 달리거나 횡대로 달리기를 한다면 공원에서 소요(逍遙)하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저런 교육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 부끄럽다. 더구나 가만히 가르쳐도 부끄러운 판에 만인이 보도록 입간판에 써놓은 것은, 교육으로선 더 이상 교육이 안 된다는 웅변일 것이며 교육을 포기했다는 다른 몸짓일 것이다. 60여 년 전에 하던 공덕심 교육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 여기가 우리의 한계일지 모른다. 사실이다면 통분으로만 끝날 일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