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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십절의 난징 연합국 전승행사?…우원식 의장까지 가세한 '정신승리' 최보식(최보식의 언론) 편집인  |  2025-09-17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늘(9월 17일)은 한국광복군 창설 85년이 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군'으로 창설된 광복군은 1945년 광복이 치열한 항일투쟁 끝에 거둔 우리의 승리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실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인도·버마 전선에서 2년에 걸쳐 영국군과 함께 대일전쟁을 수행했고, 1945년에는 미국 OSS와 합작, 국내 진입작전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복군은 연합군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참전했고, 전승국의 정규군이었다"며 "우리는 해방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해방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이를 증명하는 영상이 공개됐다"며, JTBC가 16일자 보도한 '1945년 10월 10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연합국 승전식 영상'을 인용했다.
  
  우 의장은 "연합군 소속 부대들 속에 또렷하게 보이는 '한국광복군' 깃발을 보며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며 "광복이 '연합국의 승리 덕분에 얻은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이고, 심각한 역사 왜곡인지를 다시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의장이 언급한 미국 OSS(CIA 전신)와 합작해 국내 진입 작전을 추진했다는 것은 그런 설이 있었을 뿐 실제 이뤄진 적은 없다. 당시 OSS에서 국내로 들여보낼 한국인 정보원들을 훈련한 사실은 있었다.
  
  또 광복군이 인도·버마 전선에서 2년에 걸쳐 영국군과 함께 대일전쟁을 수행했다는 것도 과장된 것이다. 장제스 군대 산하의 광복군 몇명이 연합군 부대 휘하로 들어가 훈련을 받았다는 증언은 있었으나 광복군이 주체가 돼서 연합군과 함께 대일 전쟁을 수행했다는 기록은 없다.
  
  한편, JTBC의 10월 10일 쌍십절의 난징 연합국 전승행사 보도 영상도 정확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JTBC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논리를 뒤집는 주장이 있다"고 멘트를 한 뒤 "80년 전 우리 광복군이 연합국 승전식에 공식 참석했다”며 광복군 현수막이 등장하는 영상 장면을 방영했다.
  
  그러면서 “1945년 10월 10일 미국 매체가 기록용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JTBC는 구체적으로 어느 매체가 촬영했는지, 하나의 영상인지 여러 개의 영상을 짜집기 편집을 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난징에서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날은 9월 9일이다. 이틀 후인 9월 11일에 인도에 주둔한 연합군 캠프에서 훈련받던 중국 제6군이 난징에서 전승 퍼레이드를 이끌었다는 기록은 있다. 당시 광복군은 장제스 중국군 편제 하에 있었기 때문에 JTBC의 입수 영상은 이 장면이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광복군 장교들은 장제스 명의의 임명장에 중국 계급장을 달았다.
  
  광복군이 10월 10일 쌍십절에 연합국 전승행사에 독립정부의 군대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주장은 팩트가 아닐 것이다. 더욱이 그날 난징에서 연합국 전승행사가 개최됐는지 여부도 정확히 확인된 게 아니다. 아래는 우 의장의 페이스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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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기록과 배치되는, ‘광복이 선물’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
  
  오늘 9월 17일은 한국광복군 창설 85년이 되는 날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군’으로 창설된 광복군은 1945년 광복이 치열한 항일투쟁 끝에 거둔 우리의 승리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실체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출범과 함께 ‘독립운동 최후수단이 전쟁’임을 선언하고, 군사제도를 구체화하는 등 독립전쟁을 준비했습니다. 임시정부는 1940년 광복군 창설을 선포하면서, ‘광복군이 정신적으로는 대한제국의 국군을, 인적 맥락으로는 독립군을 계승’했다고 천명했습니다. 군대가 해산되자 국권 수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떨쳐 일어나 목숨을 걸고 싸운 항일의병으로부터 독립군, 광복군의 역사가 이어졌습니다.
  
  광복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인도‧버마 전선에서 2년에 걸쳐 영국군과 함께 대일전쟁을 수행했고, 1945년에는 미국 OSS와 합작, 국내 진입작전을 추진했습니다. 광복군은 연합군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참전했고, 전승국의 정규군이었습니다. 우리는 해방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해방을 앞당겼습니다.
  
  어제, 이를 증명하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1945년 10월 10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식 행사 장면입니다. 연합군 소속 부대들 속에 또렷하게 보이는 ‘한국광복군’ 깃발을 보며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광복이 ‘연합국의 승리 덕분에 얻은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이고, 심각한 역사 왜곡인지를 다시 확인합니다. 대한민국 정체성의 뿌리, 우리 국군의 뿌리를 지켜야 합니다. 통합도, 민주도, 성장도 저절로 되지는 않습니다. 근본을 부정하고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한국광복군 창설 85주년,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독립전쟁과 승리의 역사를 더 뜨겁게 기억합시다. 오늘의 민주주의와 미래 세대의 희망으로 이어갑시다.
  
  마지막으로,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께서 해방 직후에 발표한 성명서 한 구절을 함께 기억하고 싶습니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었던 사실, 우리는 동맹군과 함께 싸웠고, 해방은 우리 선열들의 보귀한 열혈의 대가였습니다.
  
  “금일에 조국이 해방되는 데 있어 각고(刻苦)하고 장절(壯絶)한 노력이 있었을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일 허다한 우리 선열의 보귀한 열혈의 대가와 중‧미‧영 등 동맹군의 영용한 성공이 없었으면 어찌 조국의 해방이 있을 수 있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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