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빨치산, 비참한 최후라니
무학산(회원) | 2025-11-24
-
<조선일보, 조심해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책 때문에 엉뚱하게 ‘베르테르 효과’란 것이 생겼고 사회 문제화 됐었다. 다 아는 용어지만, 베르테르 효과는 자신이 존경하던 인물이나 유명인이 자살한 경우 자기도 따라서 자살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살도 따라 하는 마당에 과대 포장된 영웅놀이는 오죽 따라 하겠나.
우리나라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죽은 체 게바라 이야기가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붙혔었는데 그의 얼굴 모습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가 듣기 좋은 말로써 혁명가라곤 하지만 비열하고 차가운 인간 백정이었다. 그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재판 없는 즉결 처형과 사형 집행을 했고 폭력혁명노선을 고수한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쿠바 소녀가 빵 하나를 훔쳐먹었다고 하여 차고 있던 권총으로 쏘아 죽인 냉혈한이었다. 그의 동료 게릴라 대원인 에우티미오 게라(Eutimio Guerra)가 배신 혐의를 받자, 체 게바라가 직접 그의 목숨을 끊었다는 기록도 있다. 일부 인권 운동가들은 그를 "라 카바냐의 도살자(The Butcher of La Cabaña)"라고 부른다. 감추어졌던 이런 일들이 드러나자 우리나라에서 체 게바라 선풍이 싹 사라졌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신출귀몰' 전설의 빨치산 이현상의 비참한 최후》‘전설의 빨치산’이라니, 제목을 저렇게 달다니? 게다가 전설의 빨치산이 비참한 최후라니 동정심까지 생길 판이다. 이러므로 해서 멀쩡한 학생이 좌파로, 좌파는 극좌가 되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가로 잘못 알게 될 게다. 안 그래도 좌파가 조금 멋 있어 보이는 세상이다. 겉멋들기 쉬운 젊은이들이 듣는 데서 할 말이 못된다고 본다. 주창자보다 겉멋 든 자가 무서운 법이다. 북에서도 쓰지 않는 ‘전설’을 그에게 갖다 붙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