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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한심한 리더십 소월하인(회원)  |  2025-12-16
32년의 군 생활 동안 나는 30번 넘게 부서와 부대를 옮겨 다녔다. 수많은 지휘관과 상급자를 모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팔로워십(Followership)'을 배우는 시간이었고, 역설적으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지휘관이 부임하면 부하들은 본능적으로 그를 탐색한다. 이 사람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할 것인가, 아니면 시늉만 낼 것인가. 그 판단의 기준은 명확하다. 첫째, 그가 조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가, 아니면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쫓는가. 둘째, 실질적인 업무 전문성을 갖췄는가이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부하들은 그를 리더로 인정하고 따른다. 하지만 둘 다 없다면? 그것은 조직의 재앙이자 최악의 지휘관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에게서 이 '최악'의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 대통령(大統領)은 그 이름처럼 국민을 크게 통합해야 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의 발전보다 '내 편'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사사로운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업무 능력이다. 최근 지방 순시와 업무보고 생중계를 통해 드러난 그의 모습은 실망을 넘어 실소를 자아낸다.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제일 용감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얕은 지식을 전부인 양 착각하며 전문가들 앞에서 훈수를 두는 모습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이는 그가 어린 시절 소년공을 했다곤 하지만 줄곧 시장, 도지사 등 '우두머리'의 삶만 살았기 때문이다. 가마를 타보기만 했지, 한 번도 가마를 메보지 못한 사람은 가마꾼의 어깨를 짓누르는 고통을 알 턱이 없다. 땀 흘리는 실무자의 심정을 모르는 리더가 아는 체를 할 때, 현장의 전문가들은 속으로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또한, 군에는 오랜 경험으로 전해지는 불문율이 있다. "절대로 예하 지휘관을 공개적으로 질책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해당 참모를 질책하여 예하 지휘관이 스스로 깨닫게 하거나, 꼭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단둘이 만나 지적한다. 예하 지휘관 역시 수많은 부하를 거느린 장수다. 상급자가 공개석상에서 그를 망신 주면, 그의 영(令)이 서지 않고 조직 전체의 사기가 꺾인다. 또한 자주 만날 수 없는 예하 지휘관을 공개 망신을 주면, 응어리를 풀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사건은 이러한 리더십의 기본조차 망각한 처사다. 이는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어넣기는커녕,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려는 전형적인 '졸장부 리더십'이자 '골목대장'식 행태에 불과하다.
  
  백번 양보해 만약 이것이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사적인 감정의 발로였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일국의 대통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사로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드러낸다면 이는 명백한 자격 상실이다. 대한민국을 동네 구멍가게 정도로 여기지 않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이제 국민은 다 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을 대통합하는 리더가 될 수 없음을. 그의 그릇은 딱 특정 정파의 우두머리, 당 대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덕(德)도 없고 실력도 없으며, 자신의 감정조차 주체하지 못해 막말을 쏟아내는 리더. 그런 대통령을 지켜봐야 하는 대한민국의 국운이 참으로 기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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