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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인품과 명석함이 있어야 소월하인(회원)  |  2026-04-05
나는 군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지휘관을 보았다. 그 경험으로 얻은 결론은 단순하다. 지휘관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두 가지에서 갈린다. 하나는 인품(人品)이고, 다른 하나는 명석(明晳)함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지휘관이 실패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반대로 둘 다 갖추지 못한 지휘관은 언제나 조직을 망치고 오래도록 부하들의 원망을 샀다. 하지만 둘 중 하나만 갖추고 있어도 좋은 평가까지는 받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심한 비난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품과 명석함이라는 두 기준 모두에서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먼저 나는 이재명 대통령이 인품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형수 욕설 논란도 그렇고, 여배우 스캔들 논란이나 함께 일했던 인물들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비판을 보더라도, 선뜻 따뜻하고 덕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명석한가. 일부 국민은 그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강하게 밀어붙이고, 즉각 반응하며, 말도 거침없이 하니 유능해 보인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내 눈에는 실질보다 연출이 앞서는 경우가 너무 많아 보인다. 말은 크고, 지지층은 열광하지만, 정치는 더 극단적으로 갈라졌고 국민은 더 예민하게 찢어졌으며, 정책은 구호와 진영 동원에 기대는 경향이 짙어졌다.
  
  경제와 민생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경제는 주가지수 하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 일자리, 자영업자의 생존, 서민의 체감 경기, 미래 산업에 대한 신뢰가 함께 좋아져야 진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국정 운영은 체감 민생의 고통보다 지표와 홍보가 앞서는 것처럼 보인다. 주식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을 말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이 “국민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이 나라가 땀 흘려 일하는 사회가 아니라 투자와 기대수익을 더 중시하는 사회로 흐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들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이 통합보다 대립을, 설득보다 선동을, 신뢰보다 계산을 앞세우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을 편 가르기의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말의 잔기술이 아니라 진실한 설득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대통령의 운명은 곧 나라의 운명과 맞닿아 있다. 국민이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대통령부터 인품과 명석함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자격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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