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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들이 원하는 프레임대로 선거판 이미 기울었다 부산386(회원)  |  2026-04-05
3일 발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이 13%로 나왔다고 한다. 근데 묘한 건 이 수치가 서울 전체 가구 중 종부세 대상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2026년 기준 서울에서 종부세 대상 주택이 약 41만 가구라고 하며 이는 서울 지역 아파트 7가구 중 1가구에 해당한다고 한다. 서울 전체 가구 기준 대략 10~15% 수준이 종부세 부과 대상인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현재 바닥 수준인 국민의힘 지지율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사실 일하는 능력은 보잘 것 없지만 선거 공학에는 능한 좌파들이 잘하는 게 니편 내편 구분하는 것이다. 저들 좌파들이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을 두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국민의힘 지지할 사람들’. 정말 그들 말대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지할 골수 지지자들만 남고 나머지는 다 국민의힘을 떠난 건가?
  
  정치에서의 프레임은 사람들의 판단 기준 자체를 바꿀 만큼 파괴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씨름 선수가 샅바 싸움하듯 정치인들도 선거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고, 상대에게는 불리한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 우리 보수는 안보 이슈를 원하지만 저들 좌파들은 경제 이슈를 내세우고 있다. 우리 보수는 선거 구도를 ‘自由대한을 지지하는 태극기 세력’ 대 ‘反대한민국 종북좌파 세력’으로 만들고 싶지만, 저들 좌파들은 ‘소수의 불로소득 투기꾼’ 대 ‘(그들 때문에 더 가난해진) 나머지 국민’이란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고 싶어한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좌파의 프레임이 그대로 먹혀들고 있다.
  
  보수가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이 너무 못했기 때문이었다. 문재인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10억씩 올려놓은 데 분노한 국민들이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윤석열을 찍어준 것이었다. 근데 뭐가 씌였는지 집권하자마자 세금을 깎아주고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저절로 떨어지는) 집값을 다시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노한 민심은 총선에서 범죄자가 대표로 있는 더불어당 소속 함량 미달의 후보들을 눈감고 찍어주면서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었고 국회 소수당으로 전락한 당의 식물 대통령은 탄핵으로 정치생명을 마감했다.
  
  얼마 전에는 이재명이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시키라고 지시했다. 한국에서 고가주택·투자용 주택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서울 집 가진 사람 배제’처럼 국민들에게는 인식되고 있다. 진작부터 그런 말들은 파다하게 돌았다. 집값 못잡고 서울 일극 과밀 해소 못하는 이유가 정책 입안자들 자기 집값 떨어질 짓을 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라는. 근거가 있는지 사실 여부를 떠나 교활한 뱀처럼 국민의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잘 긁어주는 감각은 우수해 보인다. 역시 ‘고가주택 소유자’ 대 ‘일반 국민’이라는 프레임을 기술적으로 더 강화시키면서.
  
  더불어당 정책위장을 했고 현재 예결위원장인 모 정치인은 보유세(재산세+종부세) 강화를 언급하면서 그 시기를 지방 선거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또한 종부세 부과 대상(그래서 종부세 강화에 반대하는) 소수의 국민과 종부세 강화를 통해 집값을 더 하향 안정화시켜 주기를 바라는 절대 다수의 국민 사이를 갈라치는 선거 전략이고 효과적인 프레임 전쟁의 일환이다. 보유세 강화를 원하면 우리 당 찍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아마 보유세 이슈 하나만으로도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을 만큼 파괴력이 클 것이다. 보유세 이슈 하나만으로도 선거판이 완전히 기울어 버릴지도 모른다.
  
  현재의 프레임 전쟁에서 보수의 안보 이슈는 흔적도 없고 좌파들의 경제 이슈만 펄펄 나는 것 같다. 또 다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보수 야당의 처지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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