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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휴전 국면에선 일개 주부보다 못함 무학산(회원)  |  2026-04-22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이란 온건파마저 협상 무용론" 휴전 의미 없어, 군사대응 필요"》
  
  조선일보가 그간 미국보다 이란 쪽에 섰던 것을 전제하면, 저 기사 제목은 진실이 아닐 것이다. 조선일보가 자기 마음에 있는 생각을 이란 온건파의 발언이라 썼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정 부분만은 진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란 인구는 약 9300만 명으로 중동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그들 중에 어찌 견개한 군인 하나 없겠는가. 끝까지 싸우다 죽자고 우길 군인이 있을 것이며 호응하는 국민도 수두룩할 것이다. 저런 자들이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사다. 그러나 그들을 따르면 이란은 죽도 밥도 안 된다. (견개하다 狷介- ; 절개를 굳게 지키고 구차하게 타협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협상 무용론이 나오면 어쩌자는 말인가. 이란 국민이 마지막 하나까지 죽어 자빠질 때까지 싸우자는 말인데, 저것은 자기 권력을 놓기 싫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자기 권력을 위해 국민은 죽어도 된다는 말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국민 4만 명을 평시에 죽이지 않았겠나.
  
  이미 이란은 전쟁 능력을 분실했고 국가기능도 정상이지 않다. 이 판국에 싸우자는 것은 국민을 총알받이로 쓰자는 말이거나 대다수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 몸짓이다. 게다가 미국이 휴전에 응하면 이란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 주겠다는데도 저러니, 저것을 어떻게 세도인심이라 하겠나. (세도인심 世道人心 ;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지켜야 할 도의와 사람의 마음)
  
  저런 자들이 살아남으면 쥐새끼같이 숨어 살다가 얼마 안 가서, 다시 또 독사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나와 세상을 어지럽히고 국민을 속여 먹을 것이다. 이왕 벌린 춤판이다. 미국은 ‘휴전’을 재촉하지 말라. 휴전을 하자고 하니까 저 자들이 애국자처럼 굴며 싸울 힘이라도 가진 양 까불고, 국민이 보는 데서 혈성남자이기나 한 것처럼 구는 것이다. (혈성남자 血性男子 ; 용감하고 의기가 있어서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
  
  나라가 힘들 땐 항상 주전파가 애국자로 비친다. 그래서 우리도 휴전 반대에 날이 새고 날이 졌을 것이다. 그러나 휴전 끝에 남쪽은 천국, 북쪽은 지옥이 됐다. 역사의 가정은 불필요하지만, 휴전에 반대, 계속 전쟁하여 통일이 됐다면 지금 같은 천국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휴전하자는 제안은 적군을 격려하는 것이 되며 싸울 핑계를 쥐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는 휴전을 입에 담지 마라. 혹 트럼프가 이란을 더 모질게 때릴 구실로 ‘휴전’을 말한 게 아니다면 말이다. 그래야 이란이 휴전하러 나선다. 우는 아이를 달래면 더 운다. 못 본 척 하는 게 단약이다.
  
  올해 초 SNS와 육아 커뮤니티에서 '관심 끄기 육아법(The Art of Ignoring)'이 뜨거웠고 조선일보에도 났었다. 미국의 한 육아 인플루언서이자 주부가 올린 영상이었는데,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면 엄마가 즉각적으로 달래거나, 화내거나, 훈육하지 말고 아이와 눈도 맞추지 말며 철저히 다른 일을 하라고 한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저 방법이 이제야 나왔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는 먼 옛적부터 있었다. 심지어 배고프던 시절에 아이가 어쩌다가 밥을 안 먹겠다고 투정하면 엄마가 이런 말을 했다.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 밥이 입 빌러 가나 입이 밥 빌러 가지.” 하며 엄마가 홀딱 닦아 먹어 버렸다. 이 간단한 이치와 수단을 트럼프가 외면한 것은 그가 아빠였지 엄마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고 배고팠던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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