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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과 벤또 무학산(회원)  |  2026-07-16
외국어 공부는 여섯 살 이전에 해야 효과적이라고 한다. 6세가 지나면 모국어 발음 체계가 굳어져 외국어 특유의 미세한 소리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법은10세 이전에 익혀야 한다고 들었다. 어학은 시기가 중요한 것이다.
  
  이전에 마산의 부자 동네는 성호동이었다. 온 사방이 초가집이었던 시대에 성호동에는 기와집만 있었다. 지금은 재개발지역이다. 마산 성호국민학교는 일제시대에 일본군의 야전병원이었다. 해방이 되고 이것이 국민학교가 되었고 마산에서 부자집 아이들만 다니는 학교였다. 외부에서 이 학교에 전학하려 줄을 섰었다. 나중엔 지도에 선을 그어 놓고 그 지역 바같의 동네에 사는 아이는 강제로 다른 학교에 보내졌었다.
  
  나는 저 성호국민학교에 3학년 때 전학을 갔다. 그 학교에 간 첫날, 운동장 조례 뒤에 어린이회장이 조례대에 올라서더니“도시락을 분실한 학생은 어디 어디에 있으니 찾아가세요.”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올라가는 조례대에 어린이회장이 올라서는 것을 보고 놀랐고, ‘도시락’이란 말에도 놀랐다.
  
  옆에 서 있는 아이에게 “도시락이 뭐꼬?” 물으니 그가 “벤또다” 대답했다. 난생 처음으로 ‘도시락’이란 말을 들은 것이다. 묘한 것은 그 학교에서는 싸움이란 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학교 안에서 ‘깡패’가 돼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도시락’이란 말을 하려면 힘이 들고 어색하다. 저절로 ‘벤또’란 말이 튀어 나온다. 우리가 저주하는 일본어에도 이러한데 이 지역 지방어가 아닌, 소위 표준어를 하려면 얼마나 혀가 무겁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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