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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 흥(初者 興), 중자 본(中者 本), 말자 망(末者 亡) 무학산(회원)  |  2026-07-18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산업x파일]"10억짜리 캠핑장은 반값에도 안 팔린다"…한때 7조 원 캠핑 제국의 몰락》
  
  기사의 허두는 이렇다
  
  〈경기도 가평에서 1200평 규모의 글램핑장(침대·싱크대·에어컨 등 편의시설을 갖춘 텐트식 야외 숙소)을 운영하는 김모(69)씨는 요즘 장작 대신 가슴을 태운다. 지난 2021년 4월, 김씨는 퇴직금 4억 원에 대출 6억 원을 얹어 총 11억5000만 원을 들여 이곳을 열었다. 개업 초기 2년간은 주말마다 예약이 꽉 차 매달 4500만 원씩 통장에 꽂혔다. 대기업 부장 부럽지 않은 제2의 인생인 줄 알았다.〉
  
  우리 같은 자잘한 인간은 망할 걱정이 없다. 잘다 보니 성공할 가능도 없고 반면에 실패할 걱정도 없는 것이다. 이럴 때 하는 말이 “가늘게 먹고 가늘게 싼다.”고 한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가장 철학적이다.
  
  시류에 편승한 사업을 하려면 먼저 민족성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우리네는 냄비 근성이 있고 들쥐 근성도 있다. 화다닥 부풀어 올랐다가 맥없이 꺼지는 물방울 같은 냄비 근성을 대상으로 어쩌자고 장사할 마음을 먹었으며 어찌하여 퇴직금과 대출금까지 쏟아부었단 말인가. 어디 캠핌장뿐이겠나. 헬스장은 또 어떻고. 폐 호텔, 폐 모텔, 폐 식당, 폐 카페, 폐 주유소, 폐 온천이 전국에 수두룩하다. 저런 흉물들이 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있다.
  
  70, 80년대 번듯한 공직을 버리고 술집을 연 사람도 많다. 그들이 하꼬방 같은 데서 잔술을 팔다가 흥청이는 시류에 올라타서 큰돈을 벌고 나중에 마산 최대의 나이트클럽을 열었다. 90년대가 되자 폭삭 망하고 깡통을 차게 되어 여전히 공무원을 하고 있는 지인들의 우스개가 되었다. 돈이 되는 시류에 올라탈 줄은 알았지만 내릴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퇴직금을 4억이나 받았다면 괜찮은 직장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초자 흥(初者 興), 중자 본(中者 本), 말자 망(末者 亡)이란 진리를 잊었단 말인가. 투기성 장사나 유행을 타는 사업의 생리는 처음 시작한 사람은 재미를 보고, 중간에 한 사람은 본전치기를 하고, 막차 탄 사람은 망한다는 평범한 진리다. 이게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요 팔자다. 어쩌겠나 그러려니 하며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는 자가 진정한 호걸이요 가치 있는 인생이다.
  
   "세상일은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건만, 덧없는 인생은 부질없이 혼자 바쁘기만 하구나.(萬事分已定 浮生空自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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