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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에 대한 국민의 시선(視線) 문무대왕(회원)  |  2019-05-20

문재인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사에서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자유이며 민주주의였기 때문에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면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5·18의 진실은 보수, 진보로 나뉠 수 없습니다”라고도 했다.

기념식 현장의 모습을 생중계한 한 여성 유튜버는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눌러쓰고 방송을 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너무 험악하고 살벌해서 무섭다. 흥분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조심 현장스케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유튜버가 전한 추모행사 현장의 모습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에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혼령들에 대한 추모의 현장에 왜 이렇게 살벌하고 무서우며 핏발선 분노와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가? 혼령(魂靈)에 대한 추모(追慕)의 제사(祭祀) 현장은 엄숙하고 숙연하며 경건하고 정중한 접대가 상식이 아닌가? 조문객을 접대하는 인빈(引賓)의 정중함과 경건함은 사라지고 분노의 고함소리와 조문객을 내쫒는 축객(逐客)의 비례(非禮)가 횡행한 공포분위기로 가득 찼다니 걱정하는 국민의 시선이 많다.

대통령의 주장대로 ‘5·18광주’가 ‘자유와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면 ‘자유와 민주’는 어디로  가고 의자와 물병이 날아다니고 투척되는 무법이 판을 쳤는가? 행사에 참여한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 일부 과격한 사람들의 행동이긴 했지만 이성을 잃은 행동은 걱정 수준을 넘어선 것처럼 느껴졌다.

39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5·18광주’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유족들과 관련단체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 끝이 언제 어디가 될지 알 수가 없다. 발포명령자를 밝혀내고 헬리콥터에서의 사격과 행방불명자의 암매장 확인 등 확정해 놓은 요구사항에 대해 만족할만한 해답이 나올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나선 수상한 자들도 있다.

자신들이 권력을 잡고 진상규명에 나선 12년 동안의 조사로도 만족하지 못해 또 ‘5·18진상규명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해 여야 정당별로 특별위 위원추천을 받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배당 몫 위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자격심사를 통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잘못도 저지르고 있다. 자기들 마음에 드는 호락호락한 인사들만을 추천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5·18광주’에 대한 진상조사는 특정한 한쪽의 주장대로 이뤄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것이 ‘5·18광주’가 추구한 자유요, 민주주의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지금 ‘5·18광주 유공자’라고 우기면서도 명단 밝히기를 거부하는 그들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국가를 위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피의 대가로 국가로부터 보상연금을 타먹으면서도 이름도 밝히지 못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5·18광주’의 음습한 그늘에서 기생하는 기생충(寄生蟲)들은 아닌가? 추모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저쪽 한편 광주 금남로에서는 ‘가짜 5·18광주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뜻있는 국민들은 ‘한국은 지금 내전(內戰)상태’라는 극단적 표현을 쓰기도 한다.

‘5·18광주’는 시위로 출발하여 폭도라는 이름을 거쳐 민주화운동으로 정리됐다. 이러한 역사적 정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좌파진영 정부가 아닌 자유진영 정권인 노태우·김영삼 정부가 앞장서서 규정했다. 국가기념일로도 지정했다. ‘5·18광주’에 대한 ‘예우’와 ‘보상’이 마무리된 오늘에 와서도 광주는 여전히 핏발선 분노와 함성이 드높고 편 가르기가 심하다.

독재자는 자신이 독재자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들이 독재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준다. 그래서 좌파독재라는 소리도 듣고 있다. 독재자는 자신은 ‘태양’이요, ‘수령’이며 ‘인민의 어버이’라고 자만하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랬다. 이런 ‘독재자의 후예’가 김정은이다. 인민의 피를 빨아가며 권세를 누리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면서도 수백만 명의 동족을 학살한 독재자의 후예와는 평화와 화해, 상생의 길을 외치면서 ‘5·18광주’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동참한 집권당의 정치적 상대인 제1야당 대표에 대해선 의자를 던지고 물병을 날리면서 분향마저 못하게 내쫒는 비인간적 행위가 진정한 ‘5·18광주’의 정신이고 가치이며 자유와 민주주의인가?

대다수 광주시민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과격한 일부가 이성을 잃은 채 ‘5·18광주’를 공포와 폭력의 추모현장으로 몰고 간 그 자체에 대해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너무 심한 것 아닌가? 광주만 있고 다른 지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왜 이렇게 지역감정을 부추기는가? 대다수 국민의 깊은 뜻을 헤아릴 줄 아는 현명함과 지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삿갓도 황혼녘 찾아온 손님을 내쫒는 것은 인사가 아니라 했거늘(門前逐客 非人事) 하물며 제삿날 조문하러 찾아 온 조문객을 욕설과 폭행으로 내쫒은 것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될 인간도리가 아니겠는가? 빛고을 일부 광주인들이여! 이성(理性)을 회복하시라! 그래야만 광주가 빛날 수 있다.


  • 白丁 2019-05-20 오전 3:27:00
    全羅民國 수도 光州 시민들에게 誥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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