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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현황 공개는 국제적 표준 따라야 윤희숙(국회의원) 페이스북  |  2020-09-16
코로나 대응에 있어 가장 성공적이라 칭송받는 대만을 요즘 이래저래 다시 보게 됩니다. 특히 대만 방역의 일등공신이라 칭찬받는 오드리 탕 디지털부 장관의 인터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는 코로나를 ‘시스템 증폭기’로 칭하며 코로나를 민주주의로 이겨내면 이후 사회시스템에서 민주주의가 증폭될 것이고, 전체주의로 이겨내면 전체주의가 강화될 것이라 했습니다. 대만의 성공적 방역 비결이 시민의 집단지성을 모아낸 덕분이라는 그의 평가는 대만의 민주주의가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뜻입니다.
  어제 복지부는 코로나 관련정보 공개 방식을 해명하려 애썼지만, 정작 정보 공개방식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점은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것 같아 매우 아쉽습니다.
  코로나 현황을 분석하는 국제적 표준은 검사수와 확진자수, 확진율을 신속히 발표해 국민들이 다양한 측면의 추세를 빠르고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미국 cdc는 검사수와 확진자수, 확진율의 추이를 모두 전면에 보기 쉽게 제공합니다. 주정부는 아예 엑셀데이터를 통째로 제공해 누구라도 분석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데이터 처리과정의 지연을 고려해 주간 단위 확진율을 함께 발표하고 연령그룹별 확진율 추이도 중요하게 제공됩니다. 이 정도라면 질병의 추이를 파악하는 데 별 부족함이 없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코로나 정보제공에서 매일의 확진자수가 유독 강조됩니다. 확진율의 변화 추이, 연령그룹별 추이, 이벤트별 추이를 전문가조차도 알기 어렵습니다.
  어제 여러 언론사가 팩트체크 취재를 했는데, 그 정도로 깊이 봐야만 기본 정보가 그나마 부분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정보 공개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간 전문가들이 요구하고 제안했던 방식은 전체, 그리고 연령그룹별, 특정 이벤트별로 검사자수와 확진자수, 확진율의 추이를 잘 볼 수 있도록 공개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집단지성을 모을 수도 있고, 제기되는 의혹들을 불식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지난번 포스팅의 취지였지만, 주로 요점이 아닌 부분이 곡해되어 전달되는 것 같아 유감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나마 생긴 정보공개에 대한 관심이 정부의 정보 공개 변화로 이어져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항체검사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겨우 1400여 명 샘플을 6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두 달에 걸쳐 조사한 결과로 무엇을 파악하려 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두달 동안 확산 정도의 변화는 국민들의 마음을 여러 번 졸였다 놨다 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의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경북대 이덕희 교수가 소개한 스페인 사례는 2주 동안 6만여명을 조사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집중적인 조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재원 투입에 반대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코로나 대응이 장기전으로 진입했다는 것은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1, 2단계와 2.5단계, 또는 3단계로 오르락 내리락 하며, 자영자들의 삶과 근로자의 일자리,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고 억제할 것입니다. 방역당국도 지쳤고 국민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것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함에 대한 설명과 이해에 공을 훨씬 더 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국민의 신뢰를 키우며 집단지성을 초대할 수 있다면, 코로나 경험을 바람직한 것들의 증폭기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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