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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별세한 노재봉 전 총리의 마지막 전투! 조갑제닷컴  |  2024-04-24
오늘 88세로 별세한 盧在鳳 전 국무총리의 마지막 전투는 2021년 10월30일 盧泰愚 대통령 장례식 추도사였다.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총리가 유족들 앞에서 사실상 故人을 매도한 직후 마이크를 잡은 그는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서울올림픽은 한국의 존재와 발전상을 확인하는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의 성공을 연장, 동서를 넘어선 전방위 외교로 확대하고 유엔가입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각하가 부르시던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6.29 선언을 대선승리의 승부수라고 말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전두환 대통령의 흑자경제를 이어가면서 등장한 시민사회의 출현에 대한 국가체제의 변화였습니다. 각하는 물태우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면 이것이 시민사회의 능동성을 보여주는 좋은 징조로 여겼습니다.
  
  각하는 여러번 이제 군 출신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영단으로 1951년에 4년제 정규육군사관학교가 출범했고 1기생들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과정에서 국방의식을 체득하였으며 현대문명을 한국에 접목시키는 엘리트들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보기엔 한국은 국방의지가 없는 난장판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국가 통치기능에 참여하는 것은 숙명이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시민사회의 성장으로 이제 군인들이 이런 숙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셨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각하께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KTX를 서울기점으로 하여 남쪽으론 일본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 유럽과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해양의 길을 튼 이승만 박정희의 노선을 이어받되 대륙의 요소를 보완하는, 평화의 길, 그 꿈을 우리에게 남기고 떠났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敵개념도 지워진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종족적 민족주의로 국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존재도 위협 받고 있습니다. 인간은 역사를 만들지만 역사를 이해하는 데는 부족한가 봅니다. 통치의 도덕성은 절제에 있다는 것이 노태우 대통령의 리더십이었습니다. 역사는 그러나 휘어지면서 전진하는 법입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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