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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인적 교류’ 지지부진…노동자 파견도 난망 유엔 대북 제재로 민간 무역과 인적 교류는 여전히 더뎌…“중국 차량만 북한에 들어가고, 북한 차량은 안 나와” RFA(자유아시아방송)  |  2024-04-25
앵커:지난해 8월 북∙중 국경 봉쇄가 해제되고 양국간 고위급 인사도 오가고 있지만, 민간 무역과 인적 교류는 여전히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차량 이동과 인적 교류도 중국에서 북한으로 일방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북한 노동자 파견도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밀착 행보를 더욱 강화하는 북러 관계와 상반된 모습입니다. 천소람 기자가 북∙중 간 인적교류와 민간 무역의 재개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중국 차량만 북한에 들어가고, 북한 차량은 안 나와”>
  
  [한국 YTN 뉴스] 김 위원장은 어제(1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자오 위원장을 접견하고 '북중 친선의 해'를 계기로 협조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교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 상무위원장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며 북∙중 관계 발전과 교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양국 간 경제협력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8월 북한이 국경 봉쇄를 해제한 뒤 북중간 민간 무역과 북한 노동자 파견 등 인적 교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러 간 인적 교류나 교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상황에 밝은 대북소식통은 지난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중 간 민간 무역과 인적 교류가 활기를 띤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북중 간 훈춘-나선, 삼합-회령, 장백-혜산 등에서 차량들이 운행되고 있지만, 모두 중국 차량이며 북한 차량은 일절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대북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최근 북중 국경지역을 둘러 본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중 국경이 개방됐다는 것은 물류 운송 못지 않게 인적 왕래가 중요한데, 육로 간 인적 교류가 코로나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은이]사람들의 이동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을 뿐, 북한으로 간 사람만큼 중국으로 다시 오는 북한 주민들은 현재까지는 매우 미미하다고 할 수준입니다. 심지어 트럭도 중국쪽 트럭과 운전기사 중심으로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조차도 당일에 돌아와야 한다든지 혹은 아예 북한 땅을 밟지 못하고 중국 운전기사들은 트럭 안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또 중국 무역업자들은 아예 북한 현지를 방문할 수도 없고, 북한측 트럭 운전기사조차도 왕래가 아직은 허용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당시 교역액의 약 82% 수준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원활한 인적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에 정부 경제대표단을 파견하고, 러시아 단체 관광객이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며 인적 교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과 상반된 모습입니다.
  
  <고위급 교류에도 대북 제재 위반 경계하는 중국>
  
  러시아와 달리 북중 간 민간 무역과 인적 교류의 재개 속도가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북중 관계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북한 노동자 파견은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모범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중국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최장호 통일국제협력팀장은 21일 RFA에 인적 교류에 관한 북중 간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팀장은 “북한과 중국이 2023년 3월, 왕야진 북한 주재 중국대사의 부임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이뤄야 했지만, 그렇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체류한 북한 노동자의 송환과 중국인의 북한 관광 재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중국인의 북한 관광이 재개된다면 북한이 코로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뜻하는데, 그렇다면 중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도 유엔 대북 제재에 따라 모두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관광 재개나 노동자들의 송환이 늦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또 그는 북한 노동자들이 귀환할 경우 북한 당국은 비슷한 규모로 노동자를 재파견할 수 있도록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똑같은 숫자만큼 노동자 재파견을 보장해 주기 어렵고, 만약 북한이 여전히 코로나 문제가 있다면 노동자들의 송환을 늦춰줄 수는 있지만, 중국인의 북한 관광이 재개된다면 북한 노동자도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하는 것으로 최 팀장은 추측했습니다.
  
  이동규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22일 RFA에 중국이 국제사회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에 대북 무역이나 북한 노동자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확대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규]중국이 북한과 교역 혹은 노동자 고용을 공식적으로 확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계속 밀착하는 상황이고, 북한 그리고 러시아와 관계 때문에 중국이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책임 있는 대국’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많이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관계도 그렇고, 북∙중∙러 3국 연대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정은이 연구위원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규모가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북한으로 돌아가는 숫자만큼 새로 나오는 북한 주민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대북 무역업자들과 중국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에서 북한 주민의 입국을 강화할 조짐이 있고, 북한 노동자도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은 회사만 데려올 수 있다”는 얘기가 도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최근 RFA에 현재 중국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하면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외화 수입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미루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조한범]지금 북한이 국경을 개방했음에도 중국에 있는 9만 명 정도의 노동자들을 입국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을 입국시키면 외화 수입원이 사라지고, 또 9만 명이나 되는 막대한 인원을 다시 내보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중국 측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에 양측 간에 긴장도 있습니다.
  
  전병곤 한국 통일연구원 부원장도 22일 RFA에 중국이 미국을 의식해 북∙중 간 경제협력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 확산 우려하는 북한>
  
  대북 제재 외에도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북한 당국의 우려 때문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전병곤 부원장은 북한이 보건∙의료 분야에 취약하기 때문에 민간 무역과 인적 교류의 재개를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관측했으며, 이동규 연구위원도 북한이 코로나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신경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병곤]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도 (코로나가) 있었거든요. 최근 상황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의료∙보건 쪽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교류를 조심스럽게 해왔고, 지금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자는 들어온다고 하지만, 사람까지 왕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게 맞고요.
  
  [이동규]확실히 (코로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코로나를 상당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외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인적 교류가 불러올 위험성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도 지난 1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폐렴, 미코플라스마 감염증 환자들이 늘어 북한 당국이 일부 학교에 개학을 연기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 북한은 개학이 4월 1일부터인데요. 코로나 때문에 개학을 안 한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보이는 현상은 아닌 듯 보이는데…. 코로나 약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면역도 없고, 흔한 해열제, 진통제도 귀하기 때문에 아직도 코로나라고 하면 비상이 되곤 합니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 (GAVI·가비) 대변인은 지난 18일,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 계획에 관한 RFA의 질의에 “‘가비’는 저소득 국가를 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2024년에도 58개 국가가 8천300만 개의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며 “북한도 백신 공급을 요청한다면, 프로그램을 통해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간 고위급 인사의 교류에도 양국 간 팽팽한 기싸움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국 사이의 지지부진한 민간 무역과 인적교류가 언제 본격적으로 재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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