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처럼 종독화된 북한에서의 개인화>
죽인다 해도 마약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본능 같은 매력과 중독성이 있어서이다.
마약은 선진국과 후진국에서 나타난다.
선진국에서는 더 환상적인 행복을 위해서이고
후진국은 흔히 난장판에서 성행하는 특징이 있다.
북한은 후진국 형의 마약이다.
배급 줄 때에는 마약이 정말 없었다.
1986년, 혜산의 간부 집 부인에게서 마약 장사를 하면 떼돈을 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 시기부터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시작했다.
그 반대 급부인 듯 먹고 살기 위해 모두 혈안이 돼있었다.
1994년 김일성 죽음을 계기로 배급이 완전히 끊어진다.
한평생 인민에게 이밥에 고깃국 주신다더니….
수백만이 아사 되는 아비규환 속에 마약이 노골화되기 시작했다.
1980년 초 백두 고원에 <백도라지>를 재배하는 공무원을 통해
그것이 아편이라고 직접 들었다.
이것들이 사회에 흘러나온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자고 하는 것은 마약 문제가 아니다.
북한에서 마약 같은 개인화를 말하고자 한다.
왜 개인화를 마약이라고 표현하는가.
개인화는 마약 같은 매력과 중독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대표적 실례를 든다.
북한 근로자는 세계 최고의 노동 강도 속에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시적인 육체노동과 조직생활이 겹쳐있기에 그렇다.
그 대가로 지급받는 것이 식량 배급이다.
돈이 아니라 식량이 실제 화폐인 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한 달 노임으로 식량의 실제 가치로 사자면 1킬로 정도의 쌀이다.
이해가 잘 안갈 것 같아 다시 곱씹으면 한 달 노임은 하루 식량분이다.
하지만 배급은 거의 무상 가격으로 한 달분을 준다.
그러니 하루 먹을 한 달 노임이 아니라 한 달분의 식량배급에 매달리게 된다.
이 식량 배급은 무서운 조건이 있다.
일을 나오지 않으면 그 날만큼 식량을 자른다.
한편 지각 세 번 해도 하루 분을 자르는 것이 원칙이다.
하루 결근하거나 세 번 지각하면 한 달 노임이 날아나는 격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한 달 노임이 아니라 식량 배급에 매이게 되고
국가는 식량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속담은 북한에서 가장 맞는 말이 되었다.
종 칠 때마다 밥을 주며 개 시험을 한 소련 빠플로프 생물학자의
이론을 완벽하게 사람에게 적용한 곳은 북한이다.
그런데 이 강력한 통제가 배급 중단으로 무너졌다.
수백만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어갔다.
하지만 그 속에서 굳건히 자리잡아 가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개인화이다. 개인 장사와 개인 뙈기밭 농사인 것이다.
개인 장사로 하루에 한 달 노임 정도가 아니라 몇 년치를 버는 기적을 체험하기도 한다. 개인화한 초기 중국에서도 우주 최고 과학자보다 달걀 장사 아주머니 수입이 훨씬 높아졌다고 아우성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농업 과학자 출신 필자로서 개인농의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 농민들이 일 년 동안 고되게 농사지어 배급 받는 것은 1인당 180 킬로이다.
주식인 옥수수로서 계산해보면 그렇다.
농장에서 1인이 담당한 농지는 평균 6천 평이다.
1년 동안 온갖 고생 속에 수령의 크나큰 은덕의 식량배급이 180 킬로이다.
개인농인 경우 60평에서 200 킬로의 옥수수를 생산한다.
60평은 하루이면 손 노동으로도 팔 수 있는 면적이다.
곱씹어 말해 하루만 뚜져도 되는 60 평의 200 킬로!
6000평에서 180 킬로, 60 평에서 200 킬로!
이것을 경험한 이들에게 마약이 따로 없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겠지만 수치상 국가 농장의 착취율은 99%이다. 옥수수 최대 생산량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국가 착취율이 높아지는 구조이다. 상식으로는 이해 안 가지만 국가 착취율은 생산을 많이 하면 할 수록 높아진다는 것이다. 왜냐면 일한 대가의 절대 가치인 식량 배급은 생산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산을 많이 하면 노임을 더 준다고 하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 가치는 한 달 노임이 쌀 1 킬로 즉 하루 먹을 식량 값밖에 안된다. 일 많이 했다고 2배 이상 노임을 주는 적은 거의 없지만 설사 있다고 해도 2일 먹을 식량 값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러니 요란한 성과 소리는 높아도 본능적으로는 일을 건성 하게 된다. 공산권에서 가장 잘 살았던 동독도 실제 까보니 한심한 이유가 그래서이다.
극악한 지주가 70% 착취한다고 열 내며 선전한 것이 공산당이다.
그런데 99% 착취하는 공산당, 1%의 배급마저 못 주면서 출근하라고 한다.
출근하지 않으려면 뇌물 바치라고 한다.
개인화 된 이들은 기꺼이 뇌물을 바치고 출근하지 않는다.
이 정도로 뒤바뀐 집단주의 정권은 이미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화에 중독된 것을 되돌릴 그 어떤 힘도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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