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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 경력 이발사의 메모…'진상 손님의 열 가지 유형' 할 것 다 하고 요금 깎는 놈, 연예인 머리 해달라는 사람… 조갑제닷컴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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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55 서울역사박물관 1층 홀 한켠에 재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의 이용원' 이란 제목으로 사라져 가는 옛 이발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발소 내부를 옮긴 듯 이발의자와 머리 감는 곳, 바리캉과 이발가위 등을 전시하고 있다. 

 

그중 중학교 1학년이던 1962년부터 이발을 해온 마포구 공덕동의 성우이용원 이남열 이용사(理容師)의 메모장이 눈길을 끈다. '진상 손님의 열 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1. 술 먹고(술냄새) 이발해 달라고 한 손님. 가만히 있을 테니까 하며.

2. 요금표를 무시한 요금 내는 놈.

3. 할 것 다 하고 요금 깎는 놈.

4. 머리 더럽게 하고 오는 사람.

5. 이발사 경시하는 놈.

6. 몸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는 사람(이발 힘듬) 

7. 본인 머리에 적합하지 않은 머리 해달라는 사람. 

8. 연예인 머리 해달라는 사람.

9. 전염성 환자가 이발해 달라는 사람. 

10. 왕자병을 앓고 있는 사람.

삼성전자 뉴스룸
  • 무학산 2024-08-01 오후 8:27:00
    참 좋은 기사입니다
    저런 전시회를 열어주니까
    정치판에 성이 났다가도 웃으면서 옛날 일을 생각하게 됩니다
    "8. 연예인 머리 해달라는 사람"을 읽으니 어릴 때의 친구 한 넘이 생각납니다
    그때. 연예인이지 누군지 모를 남자가,
    멋 있게 이발한 머리가 포마드 기름에 반짝이는 사진이
    이발소에 걸려 있었습니다
    이발 의자에 앉으면 딱 마주 보이는 곳에 걸려 있었지요
    친구놈이 "저 사진 속의 세 번 째 사람처럼 깎아주세요" 했다
    이발사가 황당했든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저가 "야. 임마. 니 꼬라지에 저 미남 머리가 어울리냐?"
    그리고 이발사를 향해 "아재. 그냥 막깎이 해 주이소" 했다
    그 놈이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 죽었는데
    그때 내가 했던 말이 아직도 내 가슴에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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