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진현 전 장관님,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님, 김성수 대주교님, 정운찬 전 총리님 그리고 우리 국가 원로와 사회 각계의 지도자,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제가 보니까 대한민국을 움직이시고 걱정하던 모든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자리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김진현 장관님의 <대한민국 100년 통사>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장관님께서는 오늘 청소년의 독서와 문화 창달, 그리고 인문학의 증진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협성문화재단으로부터 협성사회봉사상을 수상하게 되셨는데 기쁜 마음으로 겹경사를 축하드립니다.
우리는 오늘 이 한 자리에서 1948년 건국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8년까지를 내다보면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매우 뜻깊고 귀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진현 이사장님의 탁월한 필력과 열정, 애국심과 헌신, 그리고 사실의 기록과 자유의 소장이라는 생활 철학이 씨줄과 날줄로 조직되어 이토록 장대한 역작이 탄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장관님께서도 인용하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반복·수렴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생존의 길,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길을 찾고자 후대에 유언장을 쓰는 심정으로 통사에 매달렸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통사를 접하는 기쁨과 즐거움도 크지만 솔직히 감탄을 넘어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이사장님의 노고에 거듭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올립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김진현 이사장님께서는 지난 2022년 5월 회고록 <대한민국 성찰의 기록>을 통해서 건국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는 안목을 높이고 그 깊이를 더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의 성공과 영광, 실패와 좌절, 파란과 질곡과 같은 지난 일의 여정을 정확히 기록하고 평가할 때 미래의 방향이 올바르게 정립되는 사회, 정통성과 정체성이 분명하게 살아있는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음을 거듭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백서를 쓰는 마음으로 회고록을 썼기에 자기중심적 편향과 오류는 절제되어 있고, 그러한 연유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시고 있습니다.
장관님께서는 지금까지 20여 권의 저서와 역서, 그리고 3천 편 안팎의 글을 썼다고 하셨는데, 그 글들을 제가 다 따라가 볼 수는 없었지만 제가 본 글의 전부에서 ‘성찰을 통한 발전’이라는 이사장님의 역사 철학을 늘 느낄 수 있었고, 그 지향점은 애국이었고 종착지는 대한민국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오늘 출간 기념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100년 통사>는 지금까지 이사장님께서 글로써 세상에 발현했던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역사 종합 보고서이고, 미래와 세계를 향해서 그 지평을 넓힐 대한민국 미래전략 보고서라고 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8년까지 생명자원 즉 먹거리와 에너지의 자강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그 길이 곧 세계의 중심이 되는 길이라고 설파하신 것에 대해 저도 전적으로 장관님과 생각을 같이 합니다.
자강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있어서도 한미 동맹과 함께 가장 중요시해야 할 최고의 전략이기도 합니다.
비스마르크는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고 했고, 백암 박은식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듯이 역사는 모든 사람의 만인의 스승이고 모든 이의 만사의 척도입니다.
김진현 장관님의 <대한민국 100년 통사>가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숙고하면서 미래를 천착하는 역사의 기제가 되어 대한민국이 보다 크고, 강하고, 성숙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진현 이사장님께서 이토록 열정적으로 도전적인 삶을 영위하고 계신 힘의 원천은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해 오신 다채로운 경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비판하되 정도를 걷겠다는 언론인으로서의 힘입니다.
장관님께서는 “나는 이종사회, 이종집단, 이종, 다른 기관 간의 경계를 가장 다양하게 넘나든 아직까지는 유일한 언론인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아직도 본인 스스로는 본언적으로 ‘글쓰는 언론인이다’라고 규정하고 계십니다.
언론의 역할은 정론 집필에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정론을 펼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집필하는 일에 멈춤이 없을 것이라는 이사장님의 결기를 느끼게 됩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기자로서 칼럼리스트로서의 시절이 삶의 황금시대였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언론인으로서의 화양연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둘째는 실천하는 지성인으로서의 힘입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언론인으로서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축적한 지식과 지혜를 펜과 종이 속에만 담아두지 않으셨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 KERI의 신설을 시작으로 해양 과학, 기술, 미래 등 10개 연구기관의 창설에 산파역을 담당하시기도 했습니다.
우리 김 장관님께서는 지난 2000년 8월 문화일보 회장으로서 국내 언론사 대표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방북 당시 보았던 북한의 인권 실태를 회고하면서 제가 인용하면 “체제와 이념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0.01%라도 북한 측과 타협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신문은 두려움과 편견을 버리고 진실만을 보도해야 한다”는 북한 보도 지침을 내리기도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실천하는 지성인 김진현 장관님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장관님을 많이 뵙기도 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사숙한 것이 많습니다. 우리 장관님의 말씀과 글이 조금은 초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제 생각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서 예언이 되고, 현실이 되고, 또 어떤 것은 미완의 과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 6월, 제가 외교부의 미주국장으로 일하고 있었던 때입니다. 당시에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셨던 장관님께서는 1990년 8월 25일 <1當36 韓國對 美蘇日中>이라는 칼럼을 통해서 이렇게 쓰셨습니다. 제가 인용하겠습니다.
“지구상 그 어느 나라에서도 예가 없는 세계 1, 2, 3, 4 등에 달하는 강대국이 주연하는 국제 관계에 둘러싸여 살아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 특수한 유일한 지정학적 조건이 우리의 자유, 자율, 독립, 평화 발전 관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예방적이고 계획적이며 다원적이고 실질적이며 유연한 사고, 체질, 행동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심 제 어린 생각이었습니다만 정신이 번쩍 들고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 그 글을 오늘 소화를 해서 한반도의 지정학에 대입하더라도 글자 하나 고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해서 일하던 2007년 9월 저는 제1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당시 재단 이사장이었던 김진현 이사장님께서 직접 유엔본부로 오셔서 시상식을 개최해 주셨습니다.
그때 상금 10만 불, 거금 10만 불을 제가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청소년들의, 특히 케냐의 키베라 난민촌이 있습니다. 그 10만 불을 제가 난민촌의 청소년들의 직업훈련원에 사용하라고 전액 기부를 한 일이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제게 “과거 시대의 관행을 투명하고 효과적이며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 달라”라고 거듭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변화는 유엔 사무총장 10년을 관통하는 저의 화두였고 과업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김진현 이사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원로와 지도자 여러분, 오늘날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 번영 그리고 인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美中간 패권 경쟁의 격랑 속에서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는 힘을 잃고 진영과 블록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에도 대단히 부정적이고 어려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류의 삶 다방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아티피셜 인텔리전스를 비롯한 기술 경쟁은 점입가경이고, 달을 넘어서 화성을 경영하겠다는 우주 경쟁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이러한 도전과 문명사적 전환기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을 걸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우리의 정치는 대단히 퇴행적이고 당리당략적입니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저지와(井底之蛙)라고 하는데 그러한 우물안 개구리 정치에 매몰되어 있고, 국익이나 민생과 무관한 일을 갖고 달팽이가 뿔 위에서 싸우는 와각지쟁(蝸角之爭)의 정쟁에 밤낮이 없습니다.
저는 유엔 사무총장 10년간 전 세계를 방문하면서 극단적인 분열, 정쟁을 일삼는 나라가 어떻게 실패의 길을 걷게 되는지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 모두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그런 실패의 정치를 목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금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고 있는 하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최대의 무대에서 최선의 경쟁을 펼치며 최고의 성적으로 국민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권이 최소한의 수오지심(羞惡之心)이라도 갖고 있다면 망국적인 실패 정치, 국격을 훼손하는 저질 정치를 당장 그만두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우리 김진현 이사장님께서도 <대한민국 100년 통사>에서 대한민국 새 길의 시작과 끝이 정치인데, 그 정치가 오히려 최대의 장애가 되어 있다고 질타하고 계십니다.
정치 본령을 다시 정립하고 정치인의 자세를 쇄신하는 재조(再造) 정치에 나서야 합니다. 미세 조정으로는 안 됩니다. 근본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의 맹성과 치열한 혁신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정치권이 <대한민국 100년 통사>에서 재조(再造) 정치를 위한 영감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학수고대합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100년 통사>의 출간을 축하드리면서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늘 행운과 건승이 충만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