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유럽 여행(1983)은 문자(文字) 그대로 수박 겉핥기였다. 너무 아쉬웠다. 아니 허망했다. 다음 해 나는 21일짜리 유레일 패스로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평소 궁금했던 지방 도시들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중 하나는 ‘와이너리’로 유명한 ‘보르도’다. 그러나 막상 보르도에 도착하고 보니 더 궁금했던 곳이 생각났다. ‘코냑’이었다.
사실 나는 ‘코냑’하면 최고급 포도주의 브랜드명으로만 알았다. 그곳의 지방(地方) 이름이었는지는 몰랐다. 순간 그곳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불현듯이 뇌리를 스쳤다. 당시엔 그곳 교통편이 정말 불편했다.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며 갔다. 가도 가도 평원(平原)이었다. 어느 지점에 도달하니 끝없는 포도밭이 펼쳐졌다. 장관(壯觀)이었다. ‘코냑’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막연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視線)이 동양인을 처음 대하듯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파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였다. 마침 영어가 통할 만한 젊은이를 만났다(*이런 경험 또한 많다. 어디든 영어 소통자는 있었다). 내가 그에게 “난 서울에서 온 여행자이다.”라고 하니 그는 깜짝 놀라며 자기가 직접 한국 사람을 보는 건 처음이라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나에게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어느 관공서의 옥상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좋아 많은 사람이 온다고 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도시 전경(全景)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세계적 브랜디 ‘꼬냑’의 명성(名聲)에 비해서는 매우 소박한 도시로 보였다. 세계 최고의 코냑을 만든다는 맑은 강물이 도심 가까이 유유(悠悠)히 흐르고 있음도 보았다.
*그러나 ‘코냑’은 역사(歷史) 인물의 고향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두 명을 꼽자면 프랑스 왕국의 군주(君主) 프랑수아 1세(1515-1547)와 장 모네(Jean Monnet, 1888-1979)다. 모네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행정가이며 외교관이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유럽 연합의 창립자 중 한 명이었다는 것.
*프랑수아 1세의 가장 큰 위업 중 하나는 그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프랑스로 정중히 초빙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결국 ‘모나리자’를 루브르 박물관에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실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의 아이콘이래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예술을 사랑했을 뿐 아니라 진짜 천재(天才) 예술인을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眼目)을 지닌 절대 군주였다. 오늘날 프랑스가 누리는 ‘예술의 나라’라는 명성은 거저 얻은 게 아니다. 2024 파리올림픽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많지만 하나만 더 소개하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을 들 수 있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다. 건물 규모(겨울 궁전)도 어마어마하지만, 소장품(所藏品) 역시 상상(想像) 이상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 물론, 고대 이집트 유물부터 그리스, 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인상주의를 거쳐 소련 시절의 예술품을 총망라한다. 난 이곳을 부부 배낭여행으로 갔었다(2003). *암튼 ‘루브르 박물관’이 위대한 군주에 의해 탄생했듯이 이곳 ‘에르미타시 박물관’ 역시 그렇다. 그녀는 러시아 제국(帝國)의 여제(女帝) ‘예카테리아 2세(1762-1796)’였다. 그녀는 러시아 제국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한 국가(國家)와 국민(國民)의 운명은 최고 지도자에 의해 결정된다. 항상 최고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깊은 애국심(愛國心)과 더불어 지혜와 열린 마음, 통찰력 등 긴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이 대목에선 항상 그러하듯 李承晩 대통령과 朴正熙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디.
*코냑을 떠나기 전에 그 친구는 나에게 코냑 한 병을 가져왔다. 값이 얼마인지 물어보지 않았으나 그곳에선 흔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급 포도주를 대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바로 뚜껑을 열었다. 한 잔씩 나눠 마시고 헤어졌다. 그 이후로 나는 어떤 포도주든 포도주를 볼 때마다 생전 처음, 말로만 듣던, 그 코냑을 처음 체험한 순간을 상기(想起)하곤 한다. 그 맛과 향이 내 입안을 맴돌았던 그 추억을. 내가 그에게 준 선물은 경복궁이 실려있는 풍경엽서였다.
감사합니다.
People met on my backpacking 217 - A fantastic recollection of sipping cognac in Cognac
My first trip to Europe (1983) was simply "skimming the surface." It really disappointed me. The next year, I took a 21-day Eurail Pass to Paris and other rural places that caught my interest. One of them was Bordeaux, which was well-known for its wine. But when I landed in Bordeaux, I became much more fascinated about Cognac.
Actually, I only knew 'Cognac' as the brand name of the finest wine. But Cognac was the name of the province there. Transportation there was really inconvenient at the time. I took alternating trains and buses. When I got to a certain point, an endless vineyard unfolded. It was Cognac. It was spectacular.
I got off at the bus stop. Was ambiguous. Many people stared at me as if they were meeting Asians for the first time. It was an atmosphere that I didn’t experience in Paris. Fortunately, I met a young guy who spoke English fluently. When I informed him, "I am a traveler from Seoul," he was startled and welcomed me as if it was his first time meeting a Korean in person.
He led me to the rooftop of a government building just outside the city. Many people came because of the stunning surroundings. Compared to Brandy Cognac's prominence, the panoramic view from there revealed a relatively ordinary city. He demonstrated the river of pure water, which was an essential component of Cognac.
However, Cognac was also the home of historical figures. The two representatives were French monarchs Francois I (1515-1547) and Jean Monnet (1888-1979). Monet was a French economist, administrator, and diplomat. His biggest achievement was that he was one of the founders of the European Union.
*One of Francois I's finest successes was to cordially invite Leonardo da Vinci to France from Italy. That is why the Mona Lisa arrived to the Louvre today. Without his enthusiasm and understanding for culture and art, France wouldn’t have the reputation as a 'nation of art' that it has today. Of course, there is no guarantee that the 2024 Paris Olympics will go place.
*Another comparable example is the Hermitage Museum in St. Petersburg, Russia. The museum's building (the Winter Palace) was massive. Of course, collection was out of the question, so I'm shocked. I went there with my wife on a hiking trip (2003). *However, just as the Louvre was founded by a great king, so was the Hermitage Museum here. Yekateria II was the Empress of the Russian Empire from 1762 until 1796. She commanded the Russian Empire during its golden period.
As such, the ultimate leader determines the fate of a country and its people. This is also the reason why we must choose a decent leader now. We need a leader who can view the future with long-term vision, such as wisdom, openness, and insight. This portion usually reminds me of Pres. Syngman Rhee and Park Chung-hee.
*Before I left Cognac, he bought me a bottle of Cognac. I didn't inquire about the cost, but it was common there. We drank a cup of Cognac and broke off. Every time I saw wine after that, I remembered the Cognac I had sipped in Cognac. I gave him a landscape postcard of Gyeongbokgung Palace.
Thanks for reading.